성기호기자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30일 현재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후보군은 김재경(경남 진주을)·나경원(서울 동작을)·유기준(부산 서구동구) 의원과 정진석(충남공주부여단양) 당선자로 윤곽이 좁혀지고 있다. 유 의원은 이미 28일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고 나머지 후보들은 합의 추대를 요구하고 있다. 유 의원은 친박(친박근혜)이지만 최경환 의원과 청와대의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해 친박의 몰표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유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저부터 탈계파하고 앞으로는 친박, 비박의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제 친박ㆍ비박이라는 용어는 완전히 없어져야 하며 고어사전에 등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유기준 새누리당 의원
유 의원을 바라보는 친박의 심경은 복잡하다. 유 의원이 '탈계파'를 선언했지만 친박인 유 의원의 표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곧바로 '친박 레임덕'이 현실화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기 당권을 노리는 친박으로서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자
실제로 상대가 만만치 않다. 유 의원은 당내 여성 최다선이자 서울 유일의 4선이고, 정 당선자는 '충청 대표'라는 타이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겸한 경력이 있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당내서는 경선에 들어갈 경우 총선 패배로 어지러운 당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 질 것을 염려해 합의 추대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29일 원유철 원내대표는 나 의원과 정 당선자를 국회에서 만나 중재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중립으로 분류되는 두 후보가 주말동안 단일화를 이루고 원 원내대표가 꾸준히 설득에 나설 경우 합의 추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합의 추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 나 의원과 정 당선자는 1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에는 대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그 변수다. 당내서는 새 원내대표의 자격으로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협상력을 갖춘 박 원내대표를 맞상대 할 인물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높다. 역대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 간의 이해관계가 계파에 못지않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 20대 총선 당선인 122명 가운데 45명이 초선 의원이라 개인적 이해에 따른 자율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최근 몸값 상종가를 치고 있는 김광림(경북 안동)의 행보도 관심이다.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 의원과 정 당선자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예산처 재정국장·재경부 차관을 지낸 '경제통'이며 비박 인사라는 점에서 정책위의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TK(대구·경북)출신 인사라 수도권의 나 의원, 충청권의 정 당선자와 지역적 궁합이 맞는 인사다. 김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경남 표심이 요동 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도 정치권의 주목을 계속 받을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