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남구 개포지구에서 첫 재건축단지로 관심을 끈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일반분양분이 모두 판매됐다. 3.3㎡당 4000만원 안팎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함께 가세한 결과로 풀이된다.19일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 11~14일 진행된 정당계약기간에 부적격 가구와 일부 저층 등을 제외한 대부분 타입이 계약을 마쳤고 전일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하면서 잔여물량을 모두 계약을 끝냈다"고 말했다.이 단지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하3층, 지상 최고 35층 총 195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일반분양분 317가구 모집에 1만660명이 몰려 평균 3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형은 22가구 모집에 1719명이 청약해 8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에서 2009년 이후 1만건 이상 청약이 몰린 건 이곳이 처음이다.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760만원, 가장 작은 49㎡형의 경우 3.3㎡당 4495만원에 달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청약에 사람이 몰린 데 이어 계약까지 일주일 만에 끝내면서 인근 다른 재건축단지도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분양가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포지구에서는 주공2단지 인근 주공3단지가 올 상반기 중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주공4단지와 개포시영아파트는 내년 중 분양할 예정이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집값이 가장 비싼 개포지구에서도 첫 분양을 진행해 성공한 만큼 다른 단지 재건축 분양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1단지의 경우 최근 한달여 만에 8000만원, 비싼 곳은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면서 "다른 재건축단지에서도 분양가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거기에 맞춰 기존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재건축단지의 경우 일반분양물량의 분양가를 높일수록 조합원 부담이 줄어드는 까닭에 어느 정도 선에서 정할지를 두고 조합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엇갈린다. 재건축단지 시공을 맡은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시공사보다는 조합 자체적으로 가격을 조율해 책정하는 경향이 짙다"며 "특히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높게 매겨도 오래지 않아 완판되는 일이 잦아 고분양가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주택공급과잉 논란에 여신심사 대출강화로 지난해 연말부터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였으나 개포주공2단지 분양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가격상승세를 부르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포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파트 구매에 대해선 관망세가 강해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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