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추가 양적완화 내용을 설명했다. 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후의 보루일까, 아니면 세계 경제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뇌관일까. 지난 2월 일본은행(BOJ)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사 이코노미스트 17명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9명은 '정책이 잘못됐다'고 답한 반면 8명은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책이 도입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전문가들마저도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잘못됐다'고 답한 9명 중 7명은 마이너스 금리가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반면, '옳다'고 답한 8명 중 5명은 양적·질적 완화정책과 함께라면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혼란을 의식한 듯,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만약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더 나빠졌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엔고·주가 하락 사태가 벌어진 것은 글로벌 시장 환경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키로 결정한 후 기업과 개인의 경기판단은 더욱 악화됐으며,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2월과 3월의 대출증가 속도는 둔화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마이너스 금리가 예금자들을 압박하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최대의 위기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경기활성화에 있어 지나치게 중앙은행에 의존적"이라며 "금융완화정책은 단기적 치료방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BOJ는 정책 효과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BOJ 의 하라다 유타카 심의 위원은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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