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달 반갑잖은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청년(15~29세)실업률이 지난달엔 12.5%로 16년 만의 최고치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작년 같은 달의 청년실업률 11.1%보다도 1년 만에 1.4%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청년층의 취업 여건이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을 넘어 고착화돼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청년실업률의 2개월 연속 최고기록 행진이다. 그 전 달에도 9.5%로 1월 기준으로는 역시 16년 만의 최고치였다. 지난해 연간 청년실업률이 9.2%로 역시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는 점을 함께 감안하면 청년층의 취업상황이 일시적으로는 개선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2월 전체 실업률도 4.9%로 2010년 2월 이후 가장 높았지만 청년실업률이 그보다 두세 배 높은 양상인 것도 마찬가지다.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 추이를 보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점점 둔감해져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비관적인 경기지표들이 워낙 많이 쏟아지는 탓이기도 하겠지만 청년실업률의 '역대 최악 기록 경신'이라는 발표에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입에 발린 공약을 내놓을 뿐이다. 전 세계적인 '고용 없는 성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니냐는 체념까지 보인다. 물론 일자리 부족이나 취업난이 특정 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청년층의 고용에 대해 특히 우려가 큰 이유는 청년층이 사회와 경제의 체력과 활력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점주들의 연령 비중에서 20, 30대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소식은 청년들이 좀 더 생산적인 경제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경제의 체력이 떨어지고 활력이 꺼져간다는 얘기다. 모두가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 경제주체들이 힘을 합쳐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정부는 청년 고용 대책이 표피적인 성과주의 위주로 흐른 게 아닌지 총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에 청년실업률이 반짝 개선되자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등이 효과를 봤다고 자평했지만 안정성과 처우가 낮은 '불안한 고용'을 양산하는 식의 대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알파고를 상기하며 "4차 산업혁명으로 청년층에 새로운 일자리나 직업도 많이 생겨날 것"이라 한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으려면 정책당국자들의 각오와 발상부터 달라져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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