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공항 재도약, 인사ㆍ조직 혁신부터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어제 우리나라 제1의 관문인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발돋움시킬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았다. 취항 항공사를 지난해 90곳에서 2020년 110곳으로 늘려 연간 여객수(현재 4928만명)를 6600만명으로, 환승객을 1000만명(현재 742만명)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공항 입출국 시간을 단축하고 주차시설을 늘리며 심야 시간대 이용객을 위한 '캡슐 호텔'도 설치하기로 했다.뒤늦게 나온 대책이지만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 공항이 세계 최고를 향해 맹렬하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은 없으며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라고 하겠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와 무사안일주의 등 인천공항이 가진 구조적 문제의 해결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으로 경쟁력이 되살아나기는 어렵다. 정부와 인천공항 공사의 단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은 2001년 3월 개항 이래 화려한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지의 경쟁 공항의 맹추격을 받아 왔기에 장기 경쟁력 방안은 좀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까지 세계 공항 협의체인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11년 연속 서비스평가 1위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과 '대형공항 최고 공항'(연간 이용객 4000만명 이상) 부문에서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공동 1위를 내줬다. 올 들어서는 대규모 수하물 처리 지연사태와 환승 여행객들의 잇단 밀입국 사건이 일어나 최우수 공항의 명성에 먹칠을 하며 2016년도 평가에서 '1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인천공항의 경쟁력 하락에는 잇따른 낙하산 경영인들의 비전문성과 무책임한 행태가 가장 큰 요인이다. 강동석 초대 사장과 정일영 현 사장을 제외한 5명의 사장이 공항 업무와 관련 없는 '낙하산 인사'였다. 도지사,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각각 14개월과 10개월 만에 자리를 떠난 이도 있었다. 낙하산 사장들은 단기 실적을 내기 위해 비정규직과 아웃소싱을 대거 활용했다. 비정규직이 월등히 많다 보니 직원들의 충성도가 떨어졌고 수장자리가 자주 장기 공석이다 보니 근무기강도 해이해졌다. 수하물처리 지연과 환승객 밀입국도 결국 낙하산 인사가 빚은 인재였다.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제대로 된 목표를 세웠을 때 인천공항은 2020년 세계 5대 국제여객공항, 세계 10대 환승공항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인천공항은 조직혁신과 과감한 인적 쇄신, 아웃소싱을 포함한 내부시스템의 합리적인 구축을 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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