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이 미래다]大발탁승진과 포상…재계의 인재우대정책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대섭 기자]'인류대표' 이세돌 9단이 13일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첫승을 거두면서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이 확인됐다. 기업들도 공업화와 자동화,정보화를 거쳐 융합의 시대를 거치는 가운데서도 인간중심의 인본주의 경영, 인재를 중시하는 인재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편집자주>주요기업들은 핵심인재 확보는 물론 내부 핵심인재에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최고경영자급 대우를 받는 핵심 인재 중 최고 등급인 S급 인재는 삼성의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특정분야에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다. 삼성의 이런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삼성의 전문경영인 가운데는 국내 총수일가는 물론 해외 경쟁사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게 다반사다. 일부 계열사에서는 사장보다 연봉이 높은 S급 인력이 영입되기도 한다. 삼성이 매년 실시하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에게는 1직급 특별 승격과 함께 1억 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지며, 재직 중 2회 이상 수상할 경우 '삼성 명예의 전당'에 추대될 수 있는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때부터 적용하던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지난해말 인사에서도 예년에 비해 규모는 줄었지만 승진 연한을 뛰어넘는 발탁 인사를 실시했다. 다만 삼성은 전체 승진 및 발탁 승진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해서는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를 실시, 삼성형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유지했다. 또한 삼성SDI 김유미 전무가 개발 분야 최초로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올라 여성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도록 했다.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에 맞춰 글로벌 인재경영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와 고성능자동차 시장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BMW와 벤틀리,람보르기니 출신의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BMW 출신의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는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전무를 데려왔다. 또한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임원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영입하고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책임지게 될 제네시스 전략담당에 임명했다. 피츠제럴드 전무는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에 근무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국내외 고급차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게 된다.정 회장은 평소에 "기업 경쟁력은 무엇보다 사람에 달려 있다"면서 "치열한 세계 자동 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미래지향적인 21세기형 인재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구본무 LG 회장이 2월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석·박사 R&D 인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공=LG)

LG그룹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연구개발성과보고회'를 열고 뛰어난 성과를 거둔 연구ㆍ개발(R&D) 인력을 대거 발탁 승진하고 수십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보상을 실시했다. LG는 수상자 중 부장급 연구원 6명을 임원급인 연구위원으로 발탁하는 등 연구 책임자 11명을 발탁 승진했다.대상팀 연구 책임자에게 연구위원 승진과 함께 포상금 1억원을 지급하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총 25억여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날 현장에 전시된 계열사별 70여개 R&D 결과물들을 꼼꼼히 살펴본 뒤 연구개발상을 시상하고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은 "R&D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그리고 사업의 관점에서 진정한 고객 가치를 위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목표를 세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어 "그러한 노력들이 인정받고 충분히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한해도 빠짐없이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R&D 인재 대상 설명회인 'LG 테크노 콘퍼런스'에도 모습을 보이는 등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우수 R&D 인재의 확보 및 육성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여왔다.SK그룹도 패기있고 유능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시킨 바 있다. 작년말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중 하나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송진화 대표는 올해 44세다. SK이노베이션과 5개 자회사를 통틀어 40대, 나아가 1970년대생 CEO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차원에서 보더라도 SK텔레콤을 제외하면 70년대생 CEO 발탁은 처음 있는 일이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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