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 수반 예상...서울시, 종합대책 수립 위한 조례 제정
혼자 사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 (사진=MBC '나 혼자 산다'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직장인 A(45ㆍ남)씨는 얼마전부터 주말부부가 돼 서울 시내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다. 처음엔 자유로운 생활이 좋았지만 갈수록 건강 악화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혼자 살면서 식당 가서 밥 먹을 때도 눈치가 보이고 음주 횟수가 늘어나는 등 불규칙해진 생활 리듬 때문이다. A씨는 "남들은 3대에 걸쳐 복을 쌓았다느니 농담을 하지만, 외롭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반면 직장인 B(30ㆍ여)씨는 당당하다. 7년째 자취 중이지만 육아나 시댁과의 갈등 등 구질구질한 결혼 생활이 싫어 앞으로도 계속 혼자 살 생각이다. B씨는 "운 좋게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면 몰라도 맞벌이와 육아 문제를 떠안는 결혼 생활은 그다지 행복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가지 서비스산업이나 상품들도 많아 불편하거나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형적인 '비혼족'이다.어느 새 혼자 사는 '솔로족'들이 넘쳐나고 있다. 당초 2020년대 중반 이후에나 '세 집 건너 한 집'이 혼자 사는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난해 이미 솔로족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특히 직장인ㆍ대학생이 밀집한 거주 지역의 경우 70%를 넘어선 곳도 많았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통계청의 2014년 12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의 34.01%였다. 이어 2인 가구 20.74%, 4인 가구 19.63%, 3인 가구 18.53% 등의 순이었다.서울의 경우, 1인 가구 비율이 36.38%였다.1980년 4.8%에 불과했던 서울의 1인 가구가 35년만에 7배나 늘어난 것이다.특히, 중구 을지로동(77.07%), 관악구 신림동(76.19%) 등 6곳은 1인 가구 비중이 70%를 넘었다. 다른 지역들도 울산(28.92%)을 제외한 모든 시·도가 1인 세대 비율이 30%를 넘었다. 강원도(39.32%), 전라남도(39.27%), 제주도(37.21%)가 유독 높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서울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서울시 1인가구 대책 정책 연구' 용역 보고서는 2030년이 돼야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이 30%대 벽을 돌파하고 2035년에는 30.7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인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한 결과였다.
1인 가구 현황
1인 가구의 급증은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 젊은 층의 고용 불안 등으로 결혼을 미루는 반면 이혼이 늘어나는 현상이 겹치면서 독신 생활자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급속한 노령화로 인한 독거 노인의 급증도 1인 가구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다양한 사회ㆍ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인 가구는 소비 지출이 많다는 점에서 일단은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8% 높다. 이로 인해 2012년에 비해 2020년엔 총소비가 3.1%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산업 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1인 가구가 즐기는 오락, 문화, 주택, 방범 등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고 교육비, 자동차 구입비 감소가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1인 가구가 주로 청년실업자, 독거 노인, 이혼부부 등 경제적 능력이 취약한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한 각종 복지 비용 등 사회적 비용 증가와 경제적 활력 축소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른 사회적 대비책도 요구되고 있다. 정확한 실태 파악과 맞춤형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가장 먼저 나섰다. 서울시의회는 10일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가구 지원 기본 조례안'을 처리했다.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주거와 복지 및 건강 격차해소, 공동생활가정, 소셜 다이닝, 여가 생활 등을 위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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