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표 '슈퍼맨펀드' 슈퍼맨빠진 '맹탕펀드'?

남경필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달 4일 양원돈 유진초저온 대표로부터 경기도 수퍼맨 펀드 2호에 70억원을 출자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퍼맨 펀드 출자 증서’를 전달받고 사진을 찍고 있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2030 청년층의 창업지원을 위해 2014년부터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슈퍼맨펀드'가 당초 기대와 달리 속빈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2014년 4월 "슈퍼맨펀드 출범 첫해 엔씨소프트, CJ E&M, SK케미칼, 카카오, 이마트, 파리크라상, 아이카이스트 7개 기업이 멘토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이들 기업이 10개씩 청년 기업을 맡아 모두 70개의 기업이 성공하도록 돕게 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 중 현재 멘토링에 참여한 기업은 전무한 상태다.  도의회 김영환(더불어민주당ㆍ고양7)의원은 "슈퍼맨펀드 지원을 위해 오디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선 심사위원이나 기업지원 컨설팅단 운영 조직표에 이들 거명된 기업은 하나도 없다"며 "슈퍼맨펀드는 슈퍼 대기업 CEO들의 멘토링이 빠진 빈껍데기 펀드"라고 지적했다. 또 "남 지사는 올해 1차 추경예산안 설명에서 '경기도 청년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맨 펀드 2호 예산 50억원을 편성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경기도를 위한 것인지, 청년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슈퍼맨펀드 1호 분석을 통해 2호에 대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슈퍼맨펀드 운용에 대한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조성된 슈퍼맨펀드1호 운용 현황을 보면 현재까지 총 5개사에 52억2000만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이들 투자 기업 5개사 중 경기도 업체는 3개사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2개사는 서울업체다. 금액면에서도 경기도 3개사에 22억5000만원이 투자된 반면 서울 2개 업체에는 30억원이 투자됐다. 경기도에서 조성한 창업지원 펀드로 타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럴바에는 서울시와 상생펀드를 조성해 공동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투자 업체들 면면도 당초 슈퍼맨펀드 출범 취지와 달라졌다. 투자업체를 보면 ▲트레져헌터(40세) ▲트라이팟스튜디오(40세) ▲지놈앤컴퍼니(46세) 등은 대표자가 40대다. 큐라켐 대표는 63세로 2030 청년층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이 회사는 2009년에 설립돼 슈퍼맨펀드의 창업기업 지원 취지에도 배치된다.슈퍼맨펀드의 기관투자가 비중이 낮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40억원으로 높다는 점도 문제다.김 의원은 "남 지사는 슈퍼맨펀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결국 기관투자가 대신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인 꼴이 됐다"며 "애초 경기도가 투자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사안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슈퍼맨펀드를 도내 기술중소기업 지원사업으로 전환해 경기신용보증재단에 50억원을 출연하고 10배수 특례보증을 통해 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 뒤 순수하게 도내 업체에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대규모 중소기업을 돕는 취지에도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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