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사재 300억원을 내놓았다. 이로써 현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고강도 추가자구안 이행의 첫 단추를 끼웠다. 18일 현대상선은 보통주 600만주를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달자금은 300억원이다. 현정은 회장이 200억원, 그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10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5000원으로 현 주가 2680원(18일 종가) 대비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납입일은 오는 22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4일이다. 현대그룹 측은 "현재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고강도 자구안의 일환으로 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한다"면서 "이번 사재출연은 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추진 중인 자구안을 잘 마무리함과 동시에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대주주의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현대상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6조851억원, 부채총계는 5조6075억원으로, 자본총계는 4775억원이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1조1825억원 규모로, 자본잠식률이 63.2%에 달한다. 이번 300억 유증이 부채가 5조6075억원에 달하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역부족이지만 채권단에 지원 명분을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부채가 6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300억원 유증이 유동성 확보에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자구노력과 경영정상화에 대한 대주주의 의지를 보여줬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그룹은 앞서 지난 2일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현대증권 매각과 현 회장의 300억원 규모 사재출연을 담은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확정하고 자체 경영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현대증권 등 금융3사에 대한 공개매각을 진행 중이다. 또 수익성 저하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용선료 인하 방안도 모색 중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에 마련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후 2년여 만에 목표치 대부분을 이행했지만 해운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존 자구안만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추진방안을 확정했다.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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