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 및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명진규 기자]브라질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치, 경제적 위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헤알화 가치 폭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카바이러스라는 돌발악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가전업체 상파울루 주재원은 2일 "지카바이러스 확산으로 현지에서는 올림픽은 이미 끝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지카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브라질을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의 브라질 올림픽 마케팅도 상당수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주요 기업들은 이미 올해 8월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겨냥한 마케팅을 시작한 상태다. 현대차 브라질 법인은 리우의 명물인 거대 예수상 이미지를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이를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올림픽 후원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올해 역시 휴대전화를 후원할 예정이다. 이 외에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은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없는 만큼 후원 등의 방식으로 앰부시마케팅(Ambush Marketing, 전략적 우회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다만 현지에 지카바이러스가 만연한 곳이 북부쪽 빈민가 중심지여서 해외에서 알려진것보다 현지 분위기는 심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부품업체 주재원은 "브라질, 동남아 지역 주재원들의 입출국을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외교부도 임산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만 브라질 여행이나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브라질과 동남아 출장을 자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사태가 확산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브라질 경제에 대형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국기업들은 이미 헤알화 폭락으로 브라질 경제가 침체하면서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다.KOTRA가 브라질 주재 한국기업을 인터뷰한 결과를 보면 자동차업계는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을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수입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폭등으로 많은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도 대부분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소비둔화로 자동차 판매가 하락하여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환율까지 상승하고 있어 걱정이 높다.가전업체는 현지 생산품의 부품 중 많은 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현지 조달 부품 계약도 달러 베이스로 납품이 되고 있어 막심한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현지 내수 시장점유율은 상승하는데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종합상사업체들도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현지 기업들이 수입을 급감하고 있으며 높은 금리로 투자도 줄이고 있어 제품 판로가 막힌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외국투자 증가로 현재 공급이 수요를 초과, 재고가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수입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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