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공급과잉·달러 강세에 20달러 진입 초읽기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국제유가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0달러 선 붕괴와 20달러 시대에 진입이 임박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1.75달러(5.28%) 하락한 31.4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3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다. 장중 한때 31달러 선마저 붕괴됐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브렌트유도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장중 2.34달러(6.97%)나 떨어진 배럴당 31.2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불과 6거래일 만에 15%가 넘게 하락한 상태다. 한때 유가의 바닥권으로 여겨졌던 35달러 선 방어는 물 건너갔고 30달러마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국제유가 추락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미국 달러 강세 현상이 겹치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가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북미의 셰일 오일 업계와의 가격 전쟁을 벌이면서 2014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셰일 오일 업계는 채산성 악화에 따른 경영 위기에 몰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원유 전문가들은 올해 초 경제 제재가 풀리는 이란이 하루 50만배럴 이상 증산에 나설 전망이어서 공급 과잉 현상은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경제 성장 부진이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이어져 원유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향후 공급이 다소 줄어든다고 해도 글로벌 원유 소비가 부진해지면 유가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더구나 최근엔 국제유가 결제수단인 미국 달러화의 강세라는 악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20달러 시대를 예고하는 보고서가 늘어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덤 롱슨 애널리스트는 이날 "달러가 5% 절상되면 유가는 10~25% 하락한다"면서 "배럴당 20~25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올해 상반기 유가는 20달러 선에서 머물다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올해 WTI 평균가격 전망을 당초 48달러에서 45달러로 하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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