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발표에도 힘 못쓰는 두산…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두산이 매년 5%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주가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6일 전날 대비 100원(0.12%) 하락한 8만2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산 주가는 6일 장중 8만2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보통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발표는 호재성 뉴스로 읽힌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만큼 유통주식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두산의 자사주 소각은 2012년도 이후 처음이며, 계획상 최소 소각량인 '3년간 15%'는 319만주로 시가총액으로는 2644억원(6일 종가 기준)이나 된다.  이런 대규모 부양책에도 두산이 52주 신저가로 떨어진 것은 투자심리가 그만큼 얼어붙어 있는 탓이다.  두산은 주력 사업의 아이템중 하나인 공작기계사업을 매각하고,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함으로써 그룹의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투자자들은 면세점 시장의 경쟁격화, 상위 브랜드의 입점 불투명성 등 부정적 측면에만 반응했다. 게다가 두산의 핵심 계열사인 인프라코어의 실적악화, 희망퇴직 이슈 등이 지주사 격인 두산의 숨통을 조였다. 두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계열사의 부담스러운 부채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 매각을 진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난해 한때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00% 가까이 갔던 부담스러운 부채 수준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 매각 자금을 부채 상환에 이용할 경우 부채 규모가 줄게 되는데, 일각에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금리인상 사이클을 타게 되면 부채 부담이 여전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는 알짜 사업이었는데 알짜 사업 매각 후 향후 다른 사업을 통한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까 하는 불안감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두산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펴면서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자사주매입, 자사주소각,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을 위해 2010년이후 2018년까지 연평균 2200억원을 쏟아 부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현재 배당수익률이 6%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어서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두산 주식을 내던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두산에 현재 가격 수준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두산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현 주가 대비 2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두산에 대한 12개월 목표주가로 현 주가의 2.5배인 20만500원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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