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3명 승진자 중 삼성 LG 16명..미래 먹거리 찾기에 중점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아시아경제신문이 분석한 국내 10대 그룹의 사장ㆍ부회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의 인사 동향은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그룹사가 계열사 CEO들을 유임시킨 것은 내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등 어느때 보다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0대 그룹의 사장급 이상 승진자는 총 23명인데 절반 이상인 15명이 삼성ㆍLG그룹의 승진자다. 올해 승진으로 인해 이공계 출신의 대표이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23명 중 공학 전공자가 10명, 연구개발부서 출신이 10명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인 전권을 갖고 시행한 첫 인사로 '안정 속 세대교체'가 인사의 주요 키워드다. 삼성전자의 3개 부문 CEO가 모두 유임된 가운데 '신상필벌'에 입각해 무선ㆍ반도체 등 핵심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들은 성과를 인정 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술안목을 갖춘 최고경영자를 우대하는 삼성그룹 특유의 인사원칙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6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승진자 평균 연령은 53.7세로 지난 2010년 승진자 53.6세 대비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사장단들의 평균 연령인 54.8세 대비 약간 높아졌다. 상경계열 CEO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공대 출신 엔지니어들의 부상이 눈에 띈다. 재무라인으로 평가 받던 CEO들이 현업에서 물러나고 공학 및 이공계 출신들이 자리를 채웠다. 주요 사업부장과 CEO들이 유임했지만 이공계 출신들의 새 피를 수혈하며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룬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해법으로 미래 먹거리와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에 고민 중인 삼성이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ㆍ개발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수시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정기 인사를 통해 쇄신을 꾀하는 반면 다소 급작스런 인사로 최고위 임원까지 교체하고 있다. 특히 올해도 현대차그룹은 수시 인사를 통해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책임자로의 보직발령을 진행했다. 지난 9월 신종운 품질담당 부회장에게 퇴진을 통보한 데 이어 중국 시장에 김태윤 사장을 다시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두 달 전 자리 옮긴 데 이어 또 한 번 자리를 옮긴 셈으로 앞서 지난 8월 북경현대기차 총경리에서 북경현대4공장 건설담당 자문으로 물러났었다. LG그룹은 부회장 2명, 사장승진 8명을 배출할 정도로 올해 승진폭이 컸다. 성과에 대한 아낌 없는 보상을 한 것이다. LG그룹 역시 대부분의 사업 부장은 유임시키며 조직내 안정을 노렸다.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대부분의 CEO를 유임시켰고 어려운 시기 위기를 극복한 인물들에 대해선 승진으로 보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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