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스스로 '중성장 시대' 진입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공개한 바에 따르면 최근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내년에 시작되는 제13차 5개년 계획(13ㆍ5규획) 기간 중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이 6.5%라고 말했다. 7%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바오치(保七)'를 공식 포기한 것으로, 중국 최고지도자가 직접 '중국경제 고속성장 시대의 종언'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중국의 중성장 시대 진입은 중국의 성장세를 주요 동력으로 삼아 온 세계경제에도, 중국이 최대 수출시장인 한국경제에도 매우 새로운 환경이 펼쳐진다는 것을 의미한다.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 특히 최근 10여년간의 고도 성장기를 끝내고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공표한 것이다. 경제의 팽창과 성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신창타이(新常態ㆍ뉴노멀)'로 대변되는, 느리지만 건강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의지의 천명인 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분명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7% 안팎으로 설정하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바오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그러나 중국의 올해 1~3분기 누적 성장률이 6.9%에 그치면서 바오치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그마저도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해외 연구기관 6곳이 분석한 결과 중국의 올 3분기 성장률이 실제로는 2.9~6.6%였다고 어제 보도했다.이 같은 논란들은 앞으로 '중국 변수'에 대한 대처가 세계경제에 큰 숙제라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25%, 총수입액의 10%를 차지한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중성장 시대 개막은 우리에게 이중의 도전이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해외시장 축소를 뜻한다. 한편으론 신창타이에 의한 내실 다지기는 중국이 더욱 힘겨운 경쟁자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어제 내놓은 보고서가 보여주듯 대중 무역수지의 대폭 감소와 부품ㆍ소재 및 고부가가치 제품에서의 한중 경쟁 격화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중고속 성장'에 맞는 정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을 과연 벗어나느냐의 고비가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저성장 고착 국면에서 탈출해야 할 한국 경제에도 고비가 될 것이다. 대중 무역전략 점검을 비롯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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