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 역·순기능 밝힌 염영일 박사…과학기술자상

암, 염증성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 위한 원천기술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11월의 과학기술자상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염영일 박사가 선정됐다. 염 박사는 젖산에 의한 세포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하고 이의 조절을 통해 암, 염증성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젖산(lactate)은 생체에서 역기능과 순기능을 모두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반된 역할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젖산의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었다. 고형암과 같이 산소 농도가 낮은 상태의 조직에서는 포도당이 불완전 연소돼 다량의 젖산이 생성된다. 암세포에 의한 젖산 생성이 암의 악성화에 관련 있음이 보고된 적은 있는데 암세포에서 젖산의 역할과 구체적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염영일 박사

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고형암과 비고형암(혈액암)으로 구분된다. 고형암은 간, 폐 등 장기에 암 종양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젖산균 발효식품이 인간의 장수를 돕고 스트레스와 피부노화를 억제하며 심장과 뇌 등에서 에너지원으로서 다양한 세포 생리현상에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젖산의 순기능이 오랫동안 알려져 왔는데 이 또한 구체적 작용기전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 염 박사는 저산소 조건에서 젖산을 인식하는 단백질(NDRG3)을 처음 발견하고 이에 의해 세포에 젖산신호가 전달되는 과정과 생체 내에서 젖산신호의 생리학적·병리학적 역할 등을 규명했다. NDRG3(NDRG family member 3)은 NDRG(N-myc downstream regulated gene) 유전자 그룹의 하나로 현재까지 세포내 기능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규 유전자이다. 젖산이 젖산 인식자(sensor)인 NDRG3 단백질에 결합해 그 발현을 직접 조절하고 이를 통해 저산소 조건에서 세포성장과 혈관생성에 필요한 핵심 신호를 발생시킴을 확인함으로써 젖산 신호전달체계의 실체를 처음 규명한 것이다. 그 결과 젖산 신호전달현상에 의한 저산소 반응의 생리적 기전들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게 됐고 이의 조절을 통한 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암과 같이 저산소 현상이 깊이 관련된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젖산의 생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순수 국내 연구팀의 힘으로 좋은 연구 결과를 얻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과 과학기술자의 사기 진작을 위해 1997년부터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 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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