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아들에게 그림지도를 한 김희남 작가(가운데)가 소아청소년과 국훈(왼쪽에서 네번째),백희조(오른쪽에서 세번째) 교수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백일장·그림그리기 등 개최""무등산동부사무소와 ‘자연학습교실’운영도"[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화순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조용범)이 소아암 환아들의 정서함양과 감성치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호평받고 있다. 병원내 소아암환경보건센터(센터장 국훈)와 화순읍내에 있는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소장 김용무)는 지난달 27일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자연학습교실’을 진행했다. 병원내 여미사랑학교에 재학중인 소아암 환아들에게 무등산에 관한 동영상 상영, 에코백 만들기, 나무비석치기 등 자연을 활용한 놀이법 등을 지도해 큰 호응을 받았다. 무등산 동부사무소는 입원중인 소아암 환아들을 대상으로 숲체험 위주의‘건강나누리 캠프’를 매년 운영하며 자연치유와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 예방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소아암 환아들이 조용범 병원장에게 자신이 그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아암환경보건센터와 소아청소년과(과장 백희조)는 글짓기·그림그리기 지도 등 어린 환자들의 감성치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0일 병원내에서 소아암·백혈병 환아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꿈으로 만드는 희망백일장’대회를 가졌다. 병원측은 교육청과 협의, 백일장에서 수상땐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해 진학상 도움될 수 있도록 조치해 참여열기를 더욱 북돋았다.이날 암치료와 관련된 투병내용과 가족의 사랑을 담은 감동적인 시와 산문들이 수십여편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어린 환자들에게 미술지도를 한 다음 환아들이 그린 작품들을 소아청소년과 진료대기실에 전시하는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진료실옆 미니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미술놀이 등 예술치유를 병행하고 있다.
환아들을 위한 미술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경탁, 김희남씨 등 작가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환아들에게 타일화, 캘리그라피, 캐릭터 그리기 등을 지도했다. 환아들은 미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 치유의 꿈을 담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전시된 자신들의 작품을 자랑하며, 뿌듯해하기도 했다.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치료받기 위해 입원중인 김모(8) 양의 어머니 정지민(35)씨는 “긴 투병과정에서 우울해하며 스마트폰 게임에만 빠져있던 아이가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거치며 성취감을 갖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유익하고 알찬 내용을 접하게 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국훈 센터장은 “환아들의 질환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의료진이 채울 수 없는 감성적 영역의 ‘돌봄’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환아들이 다양한 자연·예술체험을 통해 잦은 입·퇴원으로 채우지 못한 배움의 열정 실현, 사회와의 단절감 극복, 자아정체감 형성에 도움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희망백일장을 마친 환아와 가족, 의료진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소아암·백혈병·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의 ‘치유 메카’로 꼽히고 있다. 최신시설을 갖춘 청정무균병실은 물론 우수한 의료진과 전국에서 으뜸가는 치료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진료실 옆 미니도서관을 운영중이며, 각종 치유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2004년 병원 개원 이후 10년간 650 여명의 환아들을 치료해왔다. 그 중 완치자가 5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백혈병 등 난치성 혈액종양을 치료하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의 경우, 치료 성공률이 전국의 상급종합병원들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무등산국립공원과 함께하는 자연학습교실’의 수업 장면.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로 인해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지역에선 유일하게 병원내에 ‘여미사랑병원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소속의 학교로서, 화순오성초등학교·화순제일중학교에서 교사가 파견돼 근무중이다. 현재 20여명의 환아들이 재학중이다. ‘여미’는 화순의 옛지명이며,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쉴만한 물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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