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개선·위안화 가치 안정 일거양득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올해 꾸준히 독일 국채(분트)를 매각해왔으며 이것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에 도움을 줬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ECB는 지난 3월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래 매월 600억유로(약 75조1750억원)어치씩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대부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국채이며 커버드 본드·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일부 다른 채권들도 포함된다. ECB가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지만 발행량은 많지 않아 대표적 안전자산인 분트를 포함해 주요국 국채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유럽의 디플레이션 탈출 실패와 ECB의 연내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스위스, 프랑스 등 주요국 국채들의 마이너스 금리가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SAFE의 분트 매각은 ECB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매월 100억유로 가량의 자국 국채를 매입해야 하는데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독일의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사상 최저치인 -0.327%까지 추락했다. FT가 인용한 익명의 ECB·SAFE 관계자들은 분데스방크가 SAFE를 포함한 믿을만한 기관 매도자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 수익률 개선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SAFE는 시장 가격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는 분데스방크의 약속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유로 약세가 예상되고 있고 분트 금리 하락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인민은행의 입장에서 유로 표시 채권을 처분하는 것도 손해가 아니다. 지난 1년간 유로는 달러 대비 13% 하락했다. 유동화가 쉬운 선진국 국채를 매각하는 것은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안정화 노력에도 도움이 된다. 인민은행이 최근 미 국채를 잇달아 내다 팔면서 외환보유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환율 안정의 측면이 크다. 인민은행의 지난 9월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3조5141억달러다.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 구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이 중 1조4000억달러 정도는 미 국채이며 8000억달러 정도는 유럽과 일본 국채다. 나머지는 회사채와 미국 주식 등으로 구성돼 있다. IMF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중국의 분트 매도는 ECB의 양적완화를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는 인민은행과 분데스방크 모두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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