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위세에 눌려 코스닥 670선 간당간당

외국인·기관 팔고 개인 사들이며 버텨유동성 줄어 '500박스권' 재현 우려[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닥지수가 코스피 '대형주' 흥행에 밀려 6거래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700선 탈환은 커녕 670선도 간신히 버티는 모습에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박스권' 악몽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오전 장초반 코스닥지수는 670선에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일 이후 6거래일째 내림세다. 코스닥은 지난 7월20일 종가기준 올해 고점인 782.64를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걷다 현재 700을 저항선으로 박스권 등락을 거듭중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사건으로 상반기 랠리를 이끌던 바이오ㆍ 헬스케어 관련주가 힘을 잃었고,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과 미국 금리인상 여부 등으로 투심이 위축된 탓이다. 코스닥이 그나마 횡보세에 머무는 것도 개인투자자가 버텨준 덕이다. 개인은 이달 들어 35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3351억원, 159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닥에서 연일 매도 폭탄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매도 주문을 넣은 종목은 CJ E&M으로 총 2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메디톡스(-226억원)와 카카오(-217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74억원) 등의 순이었다. 그동안 오름세를 보였던 엔터ㆍ바이오주(株)가 매도 상위 종목에 다수 올라와 있는 것으로 봐서 실탄 마련을 위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와중에도 한국토지신탁(66억원)과 동화기업(55억원), 아이쓰리시스템(54억원), 서울반도체(43억원) 등 제조업 종목은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 내 외국인 비중도 1년 9개월만에 한자릿수로 줄었다. 지난 12일 기준 코스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19조3억원으로, 전체 코스닥 시총(190조2082억원)의 9.99%로 집계됐다. 코스닥 외국인 비중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6일(9.95%) 이후 처음이다. '유동성'도 급감하는 등 점차 탄력을 잃는 모양새다. 실제로 700선이 무너진 지난 8월18일을 축으로 전날까지 38거래일 동안 거래대금(외국주 포함)은 120조4332억원이다. 이는 700선 붕괴 직전 38거래일(6월24~8월17일) 거래대금 155조805억원보다 22.3% 줄어든 금액이다.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따라 코스닥시장 수급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과거 500선을 기준으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코스닥의 부진은 코스피가 지난 7일 두달여만에 2000선을 돌파한 것과 대조된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 발표와 우호적 환율 흐름 등으로 대형수출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2020선까지 뛰어올랐다. 중국과 미국 등 'G2 리스크'에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은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도 코스닥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쓸어담아 이달 들어서만 총 36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대형주는 이달 들어 3.7% 올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8%)과 코스닥 상승률(-0.8%)을 뛰어 넘는 수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으로 대형수출주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졌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 과정에서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 대한 매도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이달 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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