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개장 직후 약세 흐름…GM쪽 수출 비중 높은 만도·에스엘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 자동차세 감면과 폭스바겐 호재에 질주하던 자동차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로 급제동이 걸렸다. TPP가 발효되면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 관세가 폐지돼 일본차업체가 국산차업체 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현대차는 전장대비 1.82% 내린 16만1500원을, 기아차는 2.29% 내린 5만2100원을 기록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주요 자동차 부품주인 현대모비스(-1.73%), 만도(-1.43%), 에스엘(-1.30%)도 각각 하락 중이다. 이번 TPP타결로 미국시장 내 국내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우려가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일본이 주축이 된 이번 TPP 협상 타결의 최대 쟁점은 자동차 관세였다. 미국이 일본산 완성차에 대한 수입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철폐하고, 자동차 부품 80%에 대한 관세는 즉각 없애기로 합의하면서 일본 완성차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증시 한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산 완성차 업체가 일본 대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지만, 이번 TPP로 일본과 미국간의 관세가 사라지게 되면 일본산 완성차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는 미국 현지생산공장이 있지만 수출 물량이 여전히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일본과의 경합에서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이 후발주자로 TPP에 참여하게 되면 일본과 FTA 맺는 효과가 생기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 부품업체와 완성차 대비 열세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품업체들의 수출 타격도 우려된다. 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둔화는 부품 판매 둔화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실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내 점유율 1위 완성차업체인 GM쪽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부품사 만도와 에스엘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가 예상된다. 이번 미국과 일본간 자동차 관세 철폐로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을 따라잡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현대기아차가 7.8%인 반면 도요타는 13.5%로 나타났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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