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과 부산 지역 면세점의 후속 사업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이 시작됐다. 모든 면세점 특허에 기업들이 복수입찰 한 가운데, 업계에서도 입찰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과 부산 지역 4개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롯데, 신세계, SK, 두산, 형지 등 5개 기업이 참여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롯데면세점이 현재 운영중인 월드타워점이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를 포함해 4곳이 도전, 경쟁률이 4대1로 가장 높다. 다른 특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고, 기존 특허의 '수성'에만 집중키로 한 롯데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현재의 실적과 시장에서의 위상 등을 놓고 봤을 때,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수성은 이변이 없는 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월드타워점은 다르다. 평당 매출이 비교적 낮은 편인데다가, 이번 입찰에서 롯데의 최대 난관인 '독과점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SK, 신세계, 두산 등 경쟁업체들이 모두 월드타워점에 도전했다는 점도 수성 가능성을 끌어내리는 분위기다. 다만 월드타워가 롯데의 향후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그룹과 두산은 워커힐, 롯데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등 서울 시내 3개 특허에 모두 도전한다. 신세계는 앞선 실패에 대한 설욕, 두산은 과감한 첫 도전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신세계의 경우 후보지역으로 신세계 서울 본점 신관을 활용키로 했다. 신세계 서울시내면세점은 본점 신관 5개층 규모로 조성될 계획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세계디에프는 특히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 면적 확장을 위해 신세계 본점 신관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 서울세관을 방문해 사업계획서를 직접 제출했다. 지난 6월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부산에서는 예상치못한 공격을 받았다. 패션그룹 형지가 신세계 부산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만만찮은 경쟁구도가 짜였다. 형지는 국내외에서 주로 패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전국에 크고 작은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최근 업계에서 인수·합병(M&A)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최병오 형지 회장과 기업의 본거지가 부산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형지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건설중인 종합쇼핑몰 빌딩에 시내면세점을 열겠다는 계획이며, 신세계는 현재 파라다이스 호텔 내에서 운영중인 면세점을 센텀시티로 확장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면세 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두산은 시장 예상대로 입찰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동대문을 거점으로 태동한 기업인데다가 지난 1999년부터 종합쇼핑몰인 '두산타워'를 운영했다. 보그, 보그걸, GQ 등 유명 패션잡지를 20년 이상 발간해 온 관계업력을 발판삼아 유명 명품 브랜드와의 입점 협의를 상당부분 마무리 한 상태로 알려졌다. 오너인 박용만 두산 회장도 강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며 면세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두산 측은 사업권 획득에 성공해 '두산 면세점'을 오픈할 경우, 3년차에는 1조원 가량의 매출을 내겠다는 포부다. SK는 공격과 수비에 동시에 나서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과 롯데 월드타워점 2곳에 특허 신청을 제출하며 기존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함께 시내면세점 추가확보에도 나선다.SK네트웍스는 23년간 운영한 워커힐 면세점과, 국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상생을 위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대문 지역을 입지로 정해서 특허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경쟁 당시 입지로 삼았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특허 추가확보를 위한 면세점 입지로 다시 낙점했다. 이 빌딩은 판매시설로 지어진 건물로 쇼핑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췄으며, 인근 동대문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도보로 불과 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고 자평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는 유일하게 건물 지상층에 30대가 넘는 대형버스 주차장을 보유해 교통 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SK네트웍스는 이 건물에 1만6259 ㎡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한편,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면세점은 서울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 롯데면세점 롯데월드점(12월31일)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15일)이다. 관세청은 25일 면세점 특허 입찰점수를 마치고, 프레젠테이션 및 실사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말께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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