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공채 시즌을 맞아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취업박람회도 잇따라 열려 구직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특히 어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청년 채용 행사와 중장년 채용 행사가 동시에 열려 우리 사회 '고용 한파'의 현실을 한눈에 보여줬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노력이 가일층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는 취업 시즌이다. 어제 코엑스에서는 교통부ㆍ해양수산부ㆍ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주최한 '물류기업 청년 채용박람회'와 삼성ㆍ현대자동차ㆍLG 등 주요 대기업의 협력사를 포함한 180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중장년 채용박람회'가 나란히 열렸다. 대학 졸업반, 취업 재수생 등 청년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줄을 선 모습 바로 옆으로 40대 이상 중년의 남성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가 한 곳에서 구직 대열을 이루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생애 첫 취업 관문부터 뚫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중장년들의 현실이 겹쳐진 이 풍경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고용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취업난과 실업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가을 취업철을 맞아 그 심각성과 개선 의지를 더욱 굳게 다져야 할 시점이다. 혹여라도 '이제는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느니, '고용 없는 성장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느니 하는 식의 안이한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런 인식과 태도로는 취업박람회를 찾는 수많은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제대로 볼 수 없다.물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정책을 내놓고 높은 수치를 제시하는 것에 비해 성과가 크게 못 미친다. 박근혜정부는 국정과제로 '2017년 고용률 70%'를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임기의 절반을 넘었지만 고용률은 여전히 60%대 중반의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구직활동 끝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 수는 지난달에 53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5000명이나 증가했다. '취업 절벽'이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통계다. 한층 더 효과적이면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어정쩡하다'는 일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노사정이 노동개혁에 대해 합의를 도출한 것도 고용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정과 국회 등은 그 후속 작업을 서둘러 고용 증대의 한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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