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 총재 '美, 위기상황서 금리인상 안될 말'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의 금융 프로그램 '클로징 벨'에 출연해 "나는 언제나 위기상황에 처해 있을 때는 금리를 올려선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은 예견된 이벤트이고, 언젠가는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은 자명하다"면서도 "금리인상 시기를 신중히 골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BC는 라잔 총재의 이같은 말은 인도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올들어 경기부양을 위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여전히 기준금리가 7.25%에 달한다. 앞서 지난 23일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역시 금리인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금리인상은 강달러를 부추기고 전 세계의 경제를 침체의 나선(downward spiral)으로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라잔 총재는 강달러가 반드시 나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강달러가 세계 경제의 취약성(fragility)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만약 미국의 성장률 강화가 강달러와 동반된다면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기준 3.7%를 기록,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3.2%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라잔 총재는 중국의 무역 흐름이 지나치게 수출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됐던 것보다 중국 경기침체가 더 커질 경우, 인도뿐만 아니라 주변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물론 인도는 그 중에서도 덜 영향받는 국가에 속한다"고 말했다. 올들어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그는 "여전히 세계 경제의 주요 문제는 경기침체"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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