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저우융캉(周永康), 쉬차이허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링지화(令計劃) 등 고위급 인사들도 서슴없이 조사하는 중국 정부가 안전사고와 관련해 굳이 뭘 숨기려 하겠는가."지난 12일 발생한 톈진(天津)시 탕구(塘沽)항 물류창고 폭발 사고 원인을 정부가 고의적으로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7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신문은 "중국 정부가 사고 원인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잘못이 있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처벌할 것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정부는 반(反)부패 캠페인을 벌이며 '호랑이(고위관료)'들도 서슴없이 잡아들여 조사했다"고 전했다.이어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 기자, 화학 전문가들도 모두 이번 폭발 사고의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대중은 화재와 폭발로 증거들이 소멸돼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신문은 "대중은 인내심을 가지고 중앙 정부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만 정부도 루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의적절하게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정부의 입'으로 통하는 인민일보의 이번 사설은 중국 정부가 이번 톈진시 항구 물류창고 폭발사고의 원인과 현재 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다는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는 와중에 나왔다.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톈진시 지도부가 폭발사고 이후 현재까지 사고 원인과 관련해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톈진시장 등 책임자들도 기자회견장에 등장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평했다.일부 중국 언론들은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는 이와 관련 "유독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회사는 갑(甲)급 평가기관의 안전평가를 통과해야 함에도 이 회사를 평가한 기관은 을(乙)급 평가기관이었다"면서 부실한 안전검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폭발 사고가 발생한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가 시안화나트륨 같은 유독 화학물질 취급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고 기업과 당국의 화학물질 관리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류회사의 대주주인 둥(董)모씨가 지난해 지병으로 별세한 전직 톈진항 항구공안국 국장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져 정경유착 의혹도 제기됐다.한편 중국 당국은 이번 톈진항 폭발사고 사망자수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114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종자수는 70명으로 이 중 64명이 소방대원 이라고 전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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