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굴착공사 완료되면 지하수위 다시 높아질 것'…지하수 종합대책 수립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서울시가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의 원인이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의 복합적 영향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놨다.서울시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한 용역조사결과 석촌호수의 수위저하에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인근 대형신축 건물 8곳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수위저하에 9호선·제2롯데 영향 크다"=시에 따르면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의 일부였던 곳으로, 한강 매립사업이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또 수위가 한강보다 5.1m 가량 높은데다, 물이 잘 빠지는 '실트질 모래'로 돼 있어 하루 2000t의 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드러진 석촌호수의 수위저하는 2011년10월~2013년10월까지 약 2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 시기는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던 시기다. 이에 연평균 4.68m에 이르던 석촌호수의 수위는 4.17~4.57m까지 줄어들었다. 시는 이 시기 진행된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인근 대형건물 공사과정에서 석촌호수의 물빠짐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특히 시는 이 근거로 ▲석촌호수가 저수위를 유지하던 시기(2011~2013년)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등의 대형공사가 진행됐다는 점 ▲동위원소 분석결과 석촌호수의 물과 양(兩) 공사장의 유출수가 유사하다는 점 ▲공사 이전과 비교해 양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각 공사장의 방향으로 물의 흐름이 변경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기간별 영향은 차이=다만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이 석촌호수 수위에 영향을 끼친 정도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수치모델링에 의한 수위변동 영향분석결과 제2롯데월드는 건설 초기인 2011년10월~2012년3월까지는 수위저하 기여율이 72%에 달했다. 이후 공사가 진척되면서 2013년10월의 기여율은 36%까지 감소했다. 반면 9호선은 2012년3월에는 36%의 기여율을 보였지만, 공사진행에 따라 2013년10월에는 53%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롯데가 대한하천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도 유사했다. 이들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에서는 2010년11월엔 하루 984t, 1년 뒤인 2011년11월엔 1102t의 물이 유출됐다. 반면 2013년10월에는 지하철 9호선에서 3948t의 지하수가 유출됐고, 제2롯데월드에선 1236t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시와 롯데의 조사결과를 보면 수위저하원인과 기여율에 대한 것은 큰 틀에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초기에는 제2롯데월드의 수위저하 기여율이 컸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9호선의 영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안전우려는 없나=하지만 시는 이같은 수위저하가 각종 '싱크홀' 현상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조사결과 두 공사로 인한 지반 침하 예측량은 8㎜ 수준으로 허용침하량 25㎜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시가 일본업체와 진행한 합동 동공(洞空·빈 공간)탐사 등에서도 토사유출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울러 7월 기준 제2롯데월드, 9호선으로 인한 지하수 유출량은 각각 일평균 407㎥, 4000㎥로 이전에 비해 지난해 10월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김학진 시 물순환기획관은 "시뮬레이션 결과 지하 지반공사가 완료되면 지하수 유출량이 줄어 지하수위가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제2롯데월드는 굴착공사가 마무리됐고, 지하철 9호선은 진행중인데 이것이 마무리되면 (수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한편 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하수 관리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대형 굴착공사장 유출지하수 점검을 위한 현장점검팀 운영 ▲하수도 조례 개정 ▲건축인허가 조건과 연계한 대형공사장의 지하수 계측자료 제출의무화 ▲지하수 관측망 65개소 추가 확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김준기 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 수위저하는 주변 대형 건축물, 공사장 지하수 유출이 직접적인 원인일 뿐 주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는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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