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뱀 조상 두고 뜨거운 논쟁 시작되다

새로 발견된 화석 두고 학계 논란 뜨거워

▲뱀의 조상을 두고 논란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뱀의 조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팀이 브라질에서 다리가 네 개 달린 뱀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23일(현지 시간) 이 같은 소식을 앞 다퉈 보도하고 나섰습니다. 뱀의 조상에 대한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발견된 뱀의 화석(학명:Tetrapodophis amplectus)은 약 1억2000만 년 전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을 시기인데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있었다는 것이죠. 네 개의 다리가 있는 뱀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네 개의 다리가 어떤 기능을 했는지에 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뱀의 조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뱀 화석은 뱀을 닮은 척추 뼈에다 꼬리 보다 몸통이 더 컸습니다. 수백 개의 척추 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위 속에는 다른 척추 뼈 동물의 유해가 있었고 이로 봤을 때 육식 동물이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뱀의 특징 중 하나인 뒤쪽으로 향해 있는 이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의 데이비드 마르틸 교수는 "여러 가지 특징으로 봤을 때 뱀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특이하게도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마르틸 교수는 "네 개의 다리는 매우 작아 걷는 기능으로 작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직 그 기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새로운 뱀 화석을 분석해 보면 뱀이 천공(굴을 파는 습성을 가진 동물) 도마뱀에서 진화했다는 판단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는 뱀이 바다도마뱀 조상에서 진화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것이죠. 연구팀은 "테트라포도피스(Tetrapodophis)는 길지도 않고 노처럼 생기지도 않은 꼬리를 갖고 있어 수중 활동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로 판단했을 때 뱀은 천공 도마뱀으로부터 진화됐다는 사실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팀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뱀 화석을 연구해 온 캐나다의 앨버타대학의 마이클 콜드웰 고생물학자는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뱀의 유해가 아닐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죠. 콜드웰 박사는 "이빨의 형태로 봤을 때는 뱀처럼 생겼는데 해당 동물의 나머지에 비늘이 없다면 이빨만으로 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드웰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중요하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콜드웰 박사의 지적에 다른 고생물학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 학계에서는 이번 화석을 두고 뱀인지 도마뱀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종류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화석에 대해 X-레이 컴퓨터 단층촬영 등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될 예정에 있습니다. 뱀으로 확신한다는 마르틸 교수가 우세한 국면에 설 지, 아니면 뱀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둔 콜드웰 교수의 주장이 맞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개의 다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 뱀으로 추정되는 화석.[사진제공=Dave Martill/University of Portsmouth]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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