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채은기자
(자료:ECOS)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자영업자들이 손님은 줄고 은행 빚은 늘어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 대출을 갚는 것도 빡빡한데 수입이 줄면서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6월 현재경기판단CSI는 64로 2012년 12월(62) 이후 2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판단C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6개월 전보다 현재 경기가 더 나쁘다고 보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자영업자들은 반년 후 경기상황도 나쁠 것으로 내다봤다.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CSI는 82로 2012년 11월(79)이후 2년7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여파로 손님들이 줄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개포동에서 음식점을 차린 52살 김모씨는 "월매출이 500만원을 넘기기 어려워 수중에 남는 돈이 없는데 직원 인건비, 식자재, 임대료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고 있다"며 "목돈 3억원에 대출 4억을 받아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달 들어가는 고정비를 감당하려면 빚을 갚기는 커녕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가 체감하는 경기상황이 나쁠수록 부진한 업황을 대출로 상쇄하려는 악순환도 반복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보고한 업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5조2000억원으로 1년전 3조원 대비 73% 증가했다. 이로써 5월20일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19조8000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허문종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운수업, 개인서비스업과 같은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에 집중돼있다"면서 "전통서비스업 분야는 구조조정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 차원에선 대비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규모가 영세하다보니 대출이 주먹구구식으로 시도되는 것도 문제다. 면밀한 시장 조사 없이 대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지점장은 "사업계획서도 없고 추정재무 제표도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음식하나는 끝내주게 잘 한다'며 대출을 해달라는 고객들이 많다"며 "설령 대출을 해주더라도 얼마 못가 다시 대출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수는 546만3천명으로, 1년 전(551만2000명)과 비교해 4만9000명 줄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