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녹조, 빈번한 '생활형 환경문제' 될 것'

기후변화로 녹조 여건조성 잦아져…한강 수질 개선에 시민 협력 필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강을 뒤덮고 있는 조류현상이 앞으로는 일시적ㆍ단기적 문제가 아닌 '생활형 환경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변화에 따라 녹조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조성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영란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환경운동연합ㆍ대한하천학회가 공동 주최한 '한강 녹조사태 원인과 대책' 토론회에서 "한강의 녹조현상은 앞으로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통상 녹조현상의 3대요인으로는 수온 및 일조량, 체류시간(물의 흐름), 영양염류가 꼽힌다. 수온이 높아지고 일조량이 늘면 광합성을 하는 녹조류 번식에 영향을 주고, 인(燐ㆍPhosphorus) 등 강으로 배출되는 영양염류는 영양제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가뭄 등으로 물의 흐름까지 느려지면 녹조 증식의 최적조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최근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1908년~2007년)새 세계 평균의 약 3배인 2.5℃가 높아지는 등 점차 상승추세에 있다.가뭄도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0년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미래 수자원전략안'에 따르면 2100년까지 가뭄의 발생빈도도 지금의 3.4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최악의 경우 하천유량이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2011년에는 겨울철 고온현상으로도 한강 상류에 녹조가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조건만 맞으면 언제 어디서나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며 "통상 여름철에 녹조가 발생한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기후변화를 통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만큼, 전문가들은 한강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온 상승과 가뭄 등이 상수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남은 변수인 하천 오염물질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서울시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는 2019년까지 영양염류의 대표격인 인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시내 4곳의 물재생센터에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4년까지는 각종 영양염류를 담은 빗물이 한강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합류식하수관거월류수(CSOs) 저류조도 설치한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강 서울구간에는 하루 평균 3000t(톤)의 인이 배출되는데, 이중 생활하수에 의한 투하량이 2700t 가량으로 65%를 넘어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공업이나 축산오염원이 없어 생활오염원이 절대적 요인이다.김 연구위원은 "녹조현상은 기본적으로 수질과 기상의 조화물이지만, 기상은 어찌 할 도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도심지역의 오염원 관리가 필수적이고, 하천 수질 관리를 위해선 시민과 시민단체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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