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22일(현지시간) 긴급 유로존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 외에도 디폴트 위기에 처한 국가가 10개국 더 있다고 지적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는 가장 위험한 국가로 우크라이나를 꼽았다. 2017년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우크라이나 국채 금리는 50%를 훌쩍 넘는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지역에서 1년 넘게 분리주의 세력·러시아와 대치 중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50억달러가 넘는 채권에 대해 채무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고 유럽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디폴트 위기국으로 지목받았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베네수엘라 채권은 사상 최저 수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달러 현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닥치는대로 자산을 팔고 있다. 금을 내다파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국영 석유회사 페데베사가 미국 정유회사 엑슨모빌과 공동 소유하고 있던 미국 정유공장을 3억2200만달러에 팔았다.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의 내년 디폴트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이미 기술적 디폴트 상태인 아르헨티나보다 불과 한 등급 높게 매기고 있다. 2008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했던 에콰도르는 6년 반만에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에콰도르 역시 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에콰도르 정부가 20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던 2024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13%를 웃돌고 있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그리스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푸에르토리코가 재정 확보를 위해 세금을 올리기로 하면서 최근 푸에르토리코 채권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 여름 잇달아 대규모 채권 만기가 예정돼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그레나다는 최근 채권단과 2013년 디폴트된 채권에 대한 헤어컷에 합의했다. 채권단은 디폴트된 채권의 가치를 50% 삭감해 그레나다의 채무 부담을 줄여줬다. 페리디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에드워드 알 후사이니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의 자원 부국 앙골라도 디폴트 위기국이라고 밝혔다. 후사이니는 앙골라가 현재 중국에 채무 재조정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신흥국의 재정 악화가 국가부채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들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갈때 정부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UBS는 중국 경기둔화, 상품가격 하락, 미국 달러 조달금리 상승으로 2013년 신흥시장 신용등급 악화 추세가 시작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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