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입힌 발리우드 영화, 印 문맹 퇴치에 한몫

비영리단체 플래닛리드, 영화로 자연스럽게 읽기 교육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에서 영화가 문맹률을 떨어뜨리는 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소개했다.1991~2011년 인도의 문맹률은 48%에서 26%로 떨어졌다. 그러나 인도 인구 4억명 정도는 공식 언어인 힌두어를 읽을 줄 알아도 서툴기 이를 데 없다.'발리우드(인도 영화 시장)' 영화 자막을 보급하는 비영리단체 플래닛리드의 브리지 코타리 의장은 "인도 영화 속의 외기 쉬운 노랫말에 힌두어 자막을 입히면 훌륭한 읽기 교육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영화 팬들이 자막 흐름에 따라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의 노래를 반복적으로 따라 부르면 복잡한 단어 읽기 연습도 되는 것이다.아동용 영화 자막에 노래의 흐름 따라 톡톡 튀는 작은 공으로 표시해주면 읽기 학습 효과는 더 좋아진다. 어른들이 즐겨볼만한 영화 자막에는 색을 입혀 표시한다.이런 아이디어는 코타리 의장이 스페인 영화 자막으로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얻게 된 것이다. 중국인 학생들은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잘 안다. 지방의 중국인들은 표준어인 베이징(北京)어를 못 알아듣는다. 하지만 한자로 써주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한다. 그래서 많은 중국 영화에 한자 자막이 입혀지는 것이다.플래닛리드는 1990년대 중반 인도 영화 속 노랫말의 힌두어 자막을 넣기 시작했다. 이렇게 자막을 입힌 영화 가운데 일부는 주말에 공영 방송 두르다르샨에서 방영된다. 마하라슈트라주(州) 최대 민영 방송인 지토키스는 2년 전 주당 10편의 영화에 노랫말 자막을 입혀 방영하기 시작했다.현재 노랫말 자막이 덧붙여진 발리우드 영화를 접하는 인도인은 주당 1억5000만~2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인도 여성의 문맹률은 35%에 이른다. 글 읽을 줄 아는 여성이라도 글 읽기가 매우 서툴다. 그러나 발리우드 영화 덕에 굳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읽기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여론조사업체 닐슨의 조사 결과 학교 수업만으로 읽기에 능숙해지는 아동은 겨우 25%다. 1주 30분 발리우드 영화 자막만 봐도 아동의 50%가 읽기에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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