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농촌]백화점이 품은 동백오일·약초비누…명품과 맞짱뜬다

<하>유통가에 출사표낸 6차 산업 우수제품제주·천안 등 대형마트·KTX역에 농축산물 판매 안테나숍 잇단 오픈전국에 농산물종합가공센터 등 설립 맞춤지원…관계부처도 협업올 1100만명 유치, 지역축제·5일장·철도인프라 연계 농촌관광도 확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4일 대구 대백프라자에 6차 산업화 안테나숍을 방문하고 우수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석가탄신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대구 대백프라자 지하 1층 식품매장이 분주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정부관계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이 식품매장 한편에 자리한 안테나숍을 찾았다. 과일말랭이나 농가서 직접 만든 요구르트 등 경북 내 44개 6차 사업체에서 생산한 250여개 상품이 전시돼 있다.안테나숍은 정부가 6차 산업화를 통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올해부터 각 도별로 만든 일종의 편집숍이다. 지난 4월 이미 제주도 내 3곳의 이마트와 충남 천안 한화갤러리아백화점에도 안테나숍이 들어섰으며, 지난달 27일에는 전북 안테나숍이 익산 KTX역에 만들어졌다. 오는 8일에는 충북 농협하나로마트 청주점에 이어 강원도와 경기도, 전남, 경남도 이달 중에 안테나숍이 생길 예정이다. 이 장관은 “유명 백화점에 잘 전시돼 상품이 고급스러워 보이고 맛과 품질도 매우 뛰어나다”며 “앞으로 백화점의 명품 코너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가 농업의 6차 산업화를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한 지 2년여가 지났다. 어느새 그 결실이 농촌 밖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과연 낮은 인지도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이 제품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나아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에 6차 산업화의 성공이 달린 셈이다. 정부는 농업 6차 산업화가 미래 농촌으로 향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농업의 6차 산업화란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의 농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 2차 산업인 제조업과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의미로 1980년대 일본에서 추진했던 1촌1품운동이나 1960년대 우리나라에서 실시했던 농가부업단지 정책 등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6차 산업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예는 바로 쌀이다. 쌀 10㎏을 즉석밥으로 가공하면 부가가치가 5배, 떡으로 만들면 6.3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증류주로 만들면 무려 10.7배나 가격이 상승한다.이 외에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 문경에 위치한 오미자 클러스터는 2005년 300개 농가에서 재배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13년에는 1200개 농가가 재배에 참여해 매출액 693억원을 기록했다.이러한 성공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6차 산업화 창업자 수를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릴 계획이다. 전국 30개 농산물 종합 가공센터를 만들고 각 도별로 6차 산업 활성화센터도 설립해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또 6차 사업자 인증제도나 6차 산업지구, 6차 산업지원센터를 개설하는 등 관계부처와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4월22일 개최한 6차 산업화 제품 품평회에서 심사원이 농업경영체에서 출품한 작품을 심사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3차 산업인 농촌 광관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농촌 관광 체험마을 이용자 수를 1100만명으로 목표 삼고 지역축제와 5일장을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철도인프라와 농촌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현재 9개에서 올해 말까지 15개로 늘리고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프로그램도 개발할 방침이다.특히 6차 산업화 우수제품을 발굴, 육성해 성공사례를 탄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직접 주관한 유통품평회와 기획판촉전 등을 활용해 우수 제품을 유통업체에 성공적으로 입점하기도 했다.경상남도 통영에 한국동백연구소는 옛날 머릿기름으로 이용됐던 동백기름을 활용해 최고급 동백유와 동백오일을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영체다. 통영 관내 특산물 매장에서만 판매를 해 오다 농식품부가 주최하는 유통품평회에 참가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작년 7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 충북 제천지역의 약초생활건강(서울 목동점 행복한백화점), 거문도해풍쑥영농조합법인(NS홈쇼핑) 등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안테나숍도 대표적인 판로 지원체계로 주목하고 있다. 안테나숍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의 소비자 반응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사업체에 제공해 제품의 품질은 물론 포장이나 디자인 개선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가장 먼저 문을 연 제주도 이마트의 안테나숍은 임시 판매 방식으로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달에만 1억6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업체 평균으로 1100만원가량 매출을 거둘 정도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업체가 개별적으로 유통업체에 입점했을 때와 비교 매출액이 60%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달 30일 농식품부는 상설매장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유통업체가 합심해 6차 산업화 우수제품 판매망을 유기적으로 구축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농외소득 창출과 함께 지역친화형 로컬푸드 등 신유통 체계를 확산하고 농촌관광 품질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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