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스위스 검찰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제프 블라터 회장도 소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FIFA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스위스 검찰이 FIFA 비리를 수사하는 건 당연하다. 특이한 점은 스위스 검찰이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에 따라 FIFA를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프 블라터
미국 검찰이 스위스에 본부를 둔 FIFA의 내부 부패에 칼을 들이대고 스위스 정부에 관련 혐의자들을 체포해 자신들에게 인도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미국 검찰이 FIFA 부패 척결에 나선 근거는 미국의 일부 법에 외국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치외법권 관련 조항들이다. 이 조항을 적용하려면 그것을 걸 수 있는 이른바 ‘사법권 고리’가 있어야 한다. 사법권 고리는 미국 내에 있는 사람과 통화를 했거나 미국에 방문한 사실 등을 가리킨다. 조지타운대 법대 강사인 제시카 틸리먼은 “미국과 말하자면 어떤 접촉점(touch point)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전했다.이번 FIFA 뇌물혐의 사건에서 미국 검찰이 열거한 혐의 가운데 하나인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의 경우 미국 법을 적용하려면 “전화 등을 통한 연락이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뉴욕대 법대의 제니퍼 앨런 교수는 말했다.이와 관련해 미국 검찰은 혐의자들이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현행 미국의 세법이나 금융기관 규제법상 이들을 자국 법정에 세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차기 월드컵대회 개최국인 러시아는 이 수사가 결국은 개최지 선정 과정의 뇌물수수 등 의혹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의식해 “미국 국내법의 불법적인 치외 사용의 또 다른 사례”라며 반발했다. 안드레 마티 스위스 검찰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FIFA 고위간부들이 참고인 성격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블라터 회장도 앞으로 필요 시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소환조사 중인 FIFA 집행위원들이 스위스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러시아와 카타르에 표를 던진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AFP는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과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장관 등 7명이 이 조건에 부합한다면서 이들이 지난 30일 FIFA 집행위원회 회의 참석 때문에 스위스 취리히에 머물고 있어 조사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을 지지한 나머지 FIFA 집행위원 2명은 블라터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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