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이 29~30일 정동 야행 축제 일환으로 미국대사관저 개방하면서 수천여명의 시민들 대사관저 보기 위해 줄서며 대기 ...그 곳은 작은 고궁같은 저택이었다
성조기가 걸려 있는 대사관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20일 오후 5시50분. 중구 정동 미국대사관저 앞에는 벌써 200~300m 줄이 서 있었다.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이 29~30일 '정동 야행' 축제를 열면서 미국 대사관저를 처음 개방하는 이벤트를 마련한데 따른 것이다.최창식 중구청장과 문화계 인사, 출입기자 200여명이 대사관저 정문 앞에 도착하자 옆에 줄을 서 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왜 줄을 서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그 만큼 주한미국대사관저 개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음을 알수 있는 대목으로 보였다.
옛 미 공사관 건물이었던 관저 사랑채
정각 6시 조금 넘어서자 대사관저 출입구가 열리면서 출입기자들부터 10명씩 출입시켰다.정문 앞 작은 안내소를 지나 관저를 들어간 기자들은 핸드폰과 지갑 등 소지품을 바구니에 모두 꺼내 놓은 후 보안 검사를 받은 후 출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일단 출입 허가를 받은 뒤 15m 거리에 한옥의 사랑채가 나타났다.서울시무형문화재 제132로 표기된 이 건물 안내판에는 ‘공사관 건물로 알려진 이 건물은 1883년 고종의 지시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905년까지는 공사관 사무실로 쓰여졌다’고 쓰여 있었다.이에 따라 올해가 이 건물이 지어진지 132년이 되는 해다.건물은 외부 인사들이 방문했을 때 손님을 맞는 사랑채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거실에는 쇼파가 놓여 있어 외부 인사가 찾아왔을 때 담소를 나누는 곳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대사관저 본채와 정원
건물은 한 쪽에만 문이 열려 거실 안을 살펴 있을 뿐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이 건물 뒤로 10여 를 올라가니 넓은 정원과 대사관저가 한 눈에 나타난다. 대사관저 앞에는 정원이 있는데 돌로 만들어진 사자상이 두 개 버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해태상처럼 액운을 막는 듯해 보였다.
대사관저를 살펴보는 시민들
게다가 관저 앞에는 수백년은 돼 보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관저는 바로 앞 덕수궁이나 창덕궁처럼 '잘 정돈된 작은 고궁'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이날 관저를 둘러본 시민들은 부부 또는 아이들와 함께 온 사람들로 130여년만에 개방된 주한미국 대사관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이들은 대사관저 곳곳을 사진으로 남기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막상 대사관저를 살펴본 시민들은 베일에 가려졌던 대사관저가 엄청난 뭔가(?) 있을 것같았던 착각에서 벗어나는데 몇 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주한미국 대사관저가 일반 대기업 회장님 저택들에 비해 다소 큰 것은 사실이나 화려하지 않는 것을 보고 '미국 대사가 사는 주택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 사진물 사이에서 사진을 직은 기자.
한 주민은 “주한 미국대사관저라 엄청나게 다른 저택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평범하다”고 말했다.130여년 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금지 구역'이었던 주한 미국대사 저택의 실체가 벗어나는 순간으로 보였다.그러나 이날 대사관측은 방문객들에게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 사진물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미리 배려하기도 했다.다만 대사관저가 덕수궁 바로 뒤편에 있어 고궁같은 엄숙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정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가 130여년만에 개방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거리도 얼마큼 좁아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갖게 했다.
줄을 서 있는 인파들
한편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저를 보겠다며 줄을 선 시민들은 오후 8시까지만 개방해 일부 돌아가 30일 다시 발걸음을 해야 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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