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증세를 보인 후 중국으로 출국한 A씨(44)가 1차 양성판정을 받았다.이에 따라 지난 26일 오전 홍콩행 아시아나항공 OZ732편에 탑승한 승객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A씨는 이 항공편을 이용, 홍콩에 도착한 후 중국 선전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9일 중국 언론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26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 오후 1시께 홍콩에 도착한 OZ732편 탑승객 전원에 대해 추적 조사에 돌입했다. 이 항공기에는 중국인 73명을 포함한 외국인 78명과 한국인 80명, 승무원 8명 등 166명이 탑승했다. OZ732편은 미국의 델타항공과 공동운항하는 항공편이라 외국인 승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들 탑승객 전원에 대한 추적 조사한다고 밝혔다. 또 메르스 의심환자가 이용한 홍콩공항에서 중국 선전까지 공항버스 탑승객 10여명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이 항공기 승무원 8명 전원을 자가격리하고 역학조사중이다.메르스는 가까운 거리에서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항공기나 버스 등 밀폐된 장소에선 감염 위험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국내 메르스 확진환자 가운데 3명이 최초 확진환자(68)가 입원한 B병원의 2인실 병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 의심환자 역시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부친(71ㆍ3번째 확진환자)이 입원한 이 병실에서 누나(46ㆍ4번째 확진환자)와 함께 4시간 가량 머물렀다. 특히 국내에선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가 이미 6명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겨 '슈퍼보균자'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6번째 확진환자(71)는 최초 확진 환자가 입원한 지난 15~17일 B병원에 입원했지만, 두 병실간 거리는 10m나 떨어졌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6번째 환자는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보고있다"면서 "각종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접촉할 수 있어 최초환자가 입원한 시기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버젓이 국경을 넘으면서 전염병 공포는 동북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의심환자의 경우 중국으로 출국한 26일까지 열흘 넘게 국내에서 격리조치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또 메르스 증세에도 대중들이 모여있는 공항을 이용해 출국하는 등 보건당국의 전염병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점이 공포감를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메르스 확진환자 수는 현재 중동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사우디아라비아(1002명)와 아랍에미리트(76명), 요르단(19명), 카타르(12명)에 이어 5위다. 홍콩의 전염병 공포는 훨씬 심각하다. 홍콩은 올해초까지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500명에 달하는 등 호흡기 전염병에 취약한 지역이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의료시설이 부족한 탓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가 홍콩에 입국할 당시 공항에서 발열검사 등을 맡은 간호사는 전날 기침을 호소하며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국내 메르스 국가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관하는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를 마련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중국지역 입국자 전원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검역을 강화키로 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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