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천연가스, 초경질원유 생산..10년 넘어-역사적 문헌에도 석유발견 기록 있어-삼국사기 "무열왕 시대에 토함산의 땅이 타다가 삼년 만에 꺼졌다"-세종, 성종 때 "영해부에서 땅이 타..주야로 불을 뿜었다"
동해-1 가스전 전경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한국에서 에너지 수요 감축을 얘기할 때마다 접두사처럼 꺼내는 말이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지난해의 경우 5월 중순부터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땡볕더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5월말~6월초부터는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해 본격 여름철에는 전력난이 반복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해야한다고 말하곤 한다. 정말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일까.에너지를 아껴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은 바꿔야 옳을 듯하다. 입에 익은 상투어가 됐지만 실제 우리나라는 2004년 동해-1 가 스전에서 천연가스가 생산되면서부터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됐기 때문이다.1998년 한국은 울산시 남동쪽 58km 지점 울릉분지에서 양질의 가스층을 발견, 2004년 국내서 처음으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1 가스전에서 지난 10년간 330만톤 가량의 천연가스와 300만 배럴 수준의 초경질원유를 생산, 누적매출이 2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초경질원유는 콘덴세이트라고도 불린다. 지층에 숨겨져 있던 가스는 지표로 생산하면 물리적인 상태가 일부 달라진다. 가스 상태에서 액체 상태로 변하는데 이것이 콘덴세이트다. 동해 앞바다 지층에서 생산된 가스와 초경질 원유는 울산과 경남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하루 평균생산량은 자동차 2만 대를 운행할 수 있는 1000배럴가량이다.한국에서 예전부터 석유가 나왔음을 알 수 있는 증거는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신라시대 진평왕 31년 정월 모지악의 땅이 타기 시작하여 그해 10월에 꺼졌다","무열왕 시대에 토함산의 땅이 타다가 삼년 만에 꺼졌다"는 기록이 있다. 명나라 때인 서기 1590년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고려의 땅에서 기름이 나온다. 바위틈에서 샘물과 같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불을 붙이면 진한 연기가 나 는데 연기 그을음을 모아 먹을 만들면 송진 그을음으로 만든 먹보다 훨씬 낫고 마치 고기국물 같이 진기가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세종, 성종때 영 해부에서 땅이 탔으며, 어느 구덩이에서는 주야로 불을 뿜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석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국내 석유탐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였던 것이다.*참고:한국석유공사, 한화케미칼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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