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중국 상하이증시가 7년만에 4000선을 돌파하면서 코스피도 중국 증시 호재에 힘입어 심리적 저항선이라던 2050선을 넘어 2060선 턱밑까지 올라섰다. 지난밤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의 시장친화적인 스탠스가 다시금 확인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옵션만기일이 겹친 상황이지만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대내적으로는 지난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호조에 이어 주요 기업의 실적개선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급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기관의 수급부담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세를 통한 추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상승원동력이 강화됐으며 대내외적인 호재에 따라 추가상승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의 수급이 함께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확대되며 순조로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연초 1876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3개월만에 기존 박스권 상단부까지 회복했다. 이는 수급측면에서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여주며 수급을 이끌어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도 순조롭고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우려는 더욱 크게 경감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관 수급이다. 좀더 엄밀히 말하면 투신권이 문제라 볼 수 있다. 연기금은 연초이후 3조원을 순매수하며 수급상 기여도가 상당히 컸지만 투신권은 3조2000억원을 순매도하며 기타 수급주체들의 기여도를 상쇄시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그리 낯선 상황은 아니다. 최근 몇년간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오는 동안 박스권 상단까지 흐름을 외국인이 견인하고 투신권이 강한 매도세로 이를 상쇄시키고 박스권 상단 돌파를 가로막은 상황은 수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기관의 수급부담이 진정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월 중 65조원 수준에 머물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이 코스피가 1990~2000선에 올라서면서 빠르게 유출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코스피는 1990선을 넘기 시작한 지난 2월25일 이후 감소하기시작한 설정잔액은 지난 7일까지 약 2조9700억원이 사라졌다. 그리고 3월 내내 빠르게 감소하며 62조원 부근까지 내려앉은 설정잔액이 3월 마지막주 이후로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아직 순유입으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지만 지수 레벨이 높아졌음에도 추가적 자금유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라 할 수 있다. 기관수급이 점차 개선된다면 이번 실적시즌을 거치며 진행되는 상승랠리 속에서 종목이나 업종은 압축되는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최근 실적모멘텀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업종은 정유화학과 증권업종이다. 해당업종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킬 필요가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치가 시장예상치인 5조4000억원을 상회한 5조9000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이후 형성된 실적불안감이 일부 완화됐다. 대외변동성 요인은 여전하지만 해당변수들에 대한 국내증시의 내성은 크게 강화돼 실적기대감이 뒷받침되며 코스피의 2050선 안착 및 추가 상승가능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투신권의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이 변수로 남아있지만 2011년 이후 지수대별 주체별 매매패턴을 살펴본 결과 2050~2100선에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되지만 투신권의 경우 2050선을 넘어서면 매도규모가 급격히 약화됐다. 그러므로 외국인 순매수 주도의 지수견인력은 오히려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과거 코스피 박스권 상단돌파를 저지했던 요인들보다는 상승모멘텀이 우세하다. 장기박스권 이후 크게 다섯차례 걸친 2000선 안착과정에서 유로존리스크, 실적쇼크, 미국 재정절벽, 버냉키쇼크, 뱅가드매물, 아베노믹스, 미국 동부 한파, 중국 수출쇼크, 미국 금리인상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무산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좋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 예상은 9월 이후로 후퇴했고 ECB의 실질적 유동성 공급도 원활한 상황이다. 중국도 7% 성장률 마지노선을 사수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신실크로드 정책과 부동산 부양책 등을 펴고 있어 국내 증시의 직간접적 모멘텀으로 작용 중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이익전망치는 상향조정됐고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어 박스권 돌파를 위한 요건들이 모이고 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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