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국어 교과서 등에서 추출한 3600개 남북한 단어 자동 변환하는 애플리케이션
'글동무 앱' 구동 장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제일기획이 탈북 학생들의 언어 정착을 돕기 위해 ‘글동무 앱’을 개발해 배포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국어원에서 2012년 발간한 ‘탈북주민 한국어 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언어 차이가 생활언어는 30~40%, 전문용어는 60%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예민할 수 있는 탈북 청소년 학생들의 언어 장벽 문제는 이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다. 이에 제일기획은 비영리 교육봉사법인 드림터치포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남북한 단어를 자동 변환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글동무’를 개발했다. 글동무 앱은 일종의 디지털 사전으로,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3종에서 추출한 단어 및 생활어 등 약 3600 단어를 대상으로 단어 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동무 앱을 열고 교과서를 읽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나올 경우 바코드를 찍듯 해당 단어를 비추거나 사진을 찍으면, 그에 해당하는 북한 단어와 뜻 풀이가 나온다. 단어를 직접 입력할 수도 있고 문장으로 뜻 풀이가 쉽지 않은 단어에는 제일기획 디자이너들이 직접 그린 손 그림이 설명을 도와주기도 한다. 특히 글동무 앱은 사용자 참여 기능을 갖춰 아직 수록되지 않은 단어가 있으면 신규 등록을 바로 요청할 수 있다. ‘글동무’ 개발과정에는 탈북 주민들도 참여했다. 먼저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중에서 북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단어를 추출해서 1차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은 탈북민 출신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한층 정확도를 기해야 하는 2차 감수는 북한에서 교사 또는 의사 경력이 있는 전문 자문 위원들이 담당했다. 현재 고등학교 국어교과서를 기반으로 구성된 글동무 앱은 향후 사회, 과학 교과서로 그 대상을 넓혀 단어 검색 범위를 넓혀가고 동시에 언론 매체에 보도된 일반 생활어를 대상으로도 추출 작업을 진행해 활용도를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제일기획 임직원과 비영리교육봉사법인 드림터치포올 관계자가 탈북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서울 중구)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동무 앱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글동무 앱 개발에 참여한 김승희(가명) 통일부 통일교육원 전문강사는 “남북 교류가 단절된 지 60여 년이 흐르면서 언어차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겪는 언어적 이질감은 큰 문제”라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스스로 간단하게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교육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동무 앱 개발을 기획한 제일기획 굿컴퍼니솔루션센터(GCSC)의 최재영 마스터는 “글동무 앱은 ‘보이지 않는 교과서(Invisible Textbook)’라는 컨셉으로, 남북한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 앱 사용법 교육과 직업 멘토링 등 자원봉사활동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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