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원주=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국방부 공동취재단과 공군 영상촬영팀이 탑승한 국산 전투기 FA-50 편대 6대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20분 원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대한민국 영공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FA-50은 광복 70주년 3ㆍ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 유적지와 역동적인 산업현장 상공을 비행했다.
고등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FA-50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고,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과 일반폭탄, 기관포 등의 기본 무기는 물론 합동정밀직격탄(JDAM), 지능형확산탄(SFW)과 같은 정밀유도무기 등을 최대 4.5t까지 탑재할 수 있다. 작년 10월 FA-50 10여 대가 원주 공군기지에 최초로 배치됐고 내년까지 30여 대가 추가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원주 공군기지를 이륙한 FA-50은 10여 초 만에 5천피트(약 1천500ｍ) 상공에 도달했다. 낮게 깔린 구름 위를 약 300노트(556㎞)의 속도로 5분 정도 비행해 여주 상공에 도착했다. 여기에는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비운의 주인공 명성황후의 생가가 있다. 올해는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1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서쪽으로 다시 5분 정도 날아가니 수원시가 눈에 들어왔다. 수원시는 비폭력 만세운동인 3ㆍ1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지역 중 한 곳이다. 인근 화성시 제암리교회에선 만세운동에 참가한 수원 주민 30여명이 일제에 의해 학살됐다.
FA-50 편대는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대중국 수출입 관문인 평택항과 당진제철소상공을 지나갔다. 이후 총 연장 7.3㎞, 폭 31.4m의 규모를 자랑하는 서해대교를 지나 청산리 전투의 영웅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있는 충남 홍성에 도달했다.
전투기 편대는 독립유적지와 산업현장 상공을 지날 때마다 촬영을 위해 고도를 1천500피트(약 500ｍ)까지 낮췄다.
비행도중 전투기 편대는 10∼20ｍ 정도의 간격을 유지했다. 전투기 사이의 간격이 너무 가까워 부딪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었지만 숙련된 조종사들은 일정한간격을 유지하면서 전투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기수를 북쪽으로 돌리자 첫 특별자치시인 세종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세종시를 지나 북쪽으로 향하자 독립정신 교육의 장인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가 3ㆍ1 만세운동을 주도한 아우내장터가 보였다.
전투기 편대가 촬영을 위해 고도를 낮출 때마다 기류 변화 탓에 기체가 흔들렸다. 비행시간이 40∼50분 정도 지나자 탑승한 취재기자의 멀미 증세가 점차 심해졌다. 산소마스크를 통해 호흡하는 것도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FA-50 편대는 기수를 동쪽으로 돌려 충북 내륙 지역에 진입했다. 구한말 청주와괴산에선 의병장 한봉수 선생이, 제천에선 유인석 선생이 을미사변과 단발령에 항의해 일본군과 처절한 전투를 벌였다.
독립유적지 상공 비행을 마치고 원주 공군기지로 복귀하기 직전 FA-50 편대는 공대공 전투 상황을 가정한 공중 기동을 선보였다. 기자가 탄 FA-50이 공중에서 수 바퀴를 도는 기동을 하자 순간적으로 강한 압력이 느껴졌다.
전투기 후방석에 탑승한 취재진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난달 10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중력가속도 테스트(일명 G-테스트)를 받았다. 평소 중력의 6배인 6G에서 20초 이상 견디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전투기 후방석에 탑승할 수 있다.
공중 기동을 수차례 하자 1시간 이상 비행으로 멀미 증세가 심해진 기자는 구역질이 났다. 전투기 후방석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이에 원주 공군기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활주로가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다.
비행시작 1시간 20분 만인 오전 11시40분 FA-50 편대는 기지로 귀환했다. 독립유적지와 산업현장 10곳의 상공을 비행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매일 1∼2회 대한민국 영공 수호를 위해 비행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행을 위해서는 1시간 전부터 비행복과 헬멧, 비상탈출 도구 등 비행 장비를 챙겨야 한다. 특히 비상대기조로 편성된 조종사는 즉시 투입이 가능하도록 온종일 비행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FA-50 편대장인 유태곤 공군 소령은 "나라가 어려울 때 외세에 맞서 목숨 바쳐 싸웠던 순국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영공방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최초의 국산전투기 공군 FA-50 편대가 광복 70주년 3·1절을 맞아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평택항과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양낙규 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