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가 2022년까지 수명을 연장하게 됐다.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제35회 전체회의를 열고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을 두고 14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표결을 실시, 표결에 반대하며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 참가 위원 7인의 찬성으로 계속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현재 설계수명이 종료된 이후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는 향후 약 30~40일간 정기검사를 거치게 된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의 재가동 준비를 마치고 오는 4월께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앞서 두 차례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부담감과 더 이상 계속운전 승인안 논의를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을 내 표결로 결정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원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 운전기간을 추가로 10년 연장하는 원안위에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며, 원안위는 62개월이라는 장기간 심사를 진행해왔다.하지만 원안위는 위원 간 만장일치 대신 표결을 시도하면서 야당 추천 김익중, 김혜정 위원 2명이 이를 반대하며 퇴장,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정부와 여당 추천 위원들로만 표결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원안위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이날 회의에서는 위원들 간에 최신기술기준 적용여부 문제와 최근 개정된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지난 2차례의 회의와 금번의 회의과정에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하였다는 다수 위원들의 의사에 따라 원자력안전법령에 따른 기술기준을 만족하고, 대형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계속운전 심사 및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수용하여 최종적으로 계속운전을 허가하기로 의결한 것이다.또 월성원전 1호기의 원자로 격납건물 안전기준(R-7) 적용 문제가 쟁점이 됐다. R-7은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CANDU)형 중수로 원전을 운영하는 캐나다 정부가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1991년부터 원자로 냉각재 상실사고 발생 상황에 대비해 격납용기 안전장치를 강화하도록 한 안전기준으로 월성 2·3·4호기에만 적용되고 1호기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작년 말 개정된 원자력안전법의 주민 수용성 강화 규정을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위원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신청 시기가 법 개정 이전이어서 주민수용성 강화 규정을 반드시 적용할 필요는 없다.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계속운전에 대한 원전 인근 주민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공청회나 주민투표 등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회의에 참석한 조석 한수원 사장은 주민 수용성 향상 방안에 대한 질문에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면 지역 수용성 확보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앞서 원안위는 그동안 안전성 평가와 관련해 작년 10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완료한 후, 원안위 원자력안전전문위에서도 재차 월성1호기 안전성을 확인했다.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보다 강화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3년 한수원이 스트레스테스트를 추가로 수행했고, 민간 합동검증단이 다시 이를 검증했다. 원자력안전전문위는 이 검증 결과를 심의해 모두 19건의 개선사항을 도출했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찬반이 팽팽히 엇갈렸다. 계속운전 찬성측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계속운전 심사결과'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점과 한수원이 재가동을 위한 설비투자 등에 이미 5600여억원을 투입한 점, 영구정지 결정 시 전력수급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계속운전 허가를 주장했다.반면 반대 측은 지역 주민의 반발과 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전문가검증단 보고서에서 민간검증단이 '계속 운전 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며 안전 개선사항을 제시한 점 등을 재가동 반대 근거로 내세워왔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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