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경제개발구를 앞세워 해외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유혹은 값싼 노동력이지만 북한과 교역을 해본 경험이 있는 중국 사업가들은 북한의 노동력이 결코 값싸지 않으며 투자환경도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4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사업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우선 노동력을 구하기가 어려운 점이라고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인 기업가들은 주장하고 있다.북한에는 만17세부터 30세까지의 청년들은 모두 군대에 가야 하고 남은 젊은이들도 건설장에 집단 배치되고 있어 사람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또 북한에서 인력을 구하려면 노동력을 관리하는 기관들에 신청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노동력을 관리하는 기관의 간부들은 터무니없이 많은 뇌물부터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사업가는 "북한의 노동력이 값이 눅(싸)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재봉일과 같이 간단한 사업도 북한은 각종 세금과 유지비를 다 부과하면서도 매달 노동자들의 월급으로 40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때문에 북한을 드나드는 중국인 사업가들은 간부들에게 바치는 뇌물까지 모두 포함해 따지면 노동자 한명을 채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한 달에 100달러에서 120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훈춘 등지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에 비하면 아직은 저렴한 편이라는 게 중론이다.사업차 평안북도 지역을 왕래하는 중국의 다른 사업가도 "북한이 경제개발구를 열심히 선전하지만 중국 사업가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중국에서 개혁개방이 한창이던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돈만 날리고 목숨을 끊은 사업가들이 많아 쉽게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중국인 사업가들은 지금껏 북한에서 약초나 해산물 거래를 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최근 들어 비록 불법이지만 개인들에게 옷 가공을 맡기는 재봉일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노동력 확보는 개성공단에서도 마찬 가지다. 개성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한의 인력모집 대행 기관으로부터 인력을 공급받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기본급 70.3달러에다 야근수당 등을 합쳐 평균 150달러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간식비 등을 합치면 200달러 수준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 관계자는 "개성주변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그나마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라 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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