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디플레 우려 동참…유가 쇼크에 금리 인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캐나다가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사전 조사에서 캐나다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시장에서는 그만큼 이번 인하를 돌발 행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BOC는 인하 배경에 대해 유가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최대 원유 생산국이다. 그런데 캐나다산 원유가 생산되는 오일샌드는 미국의 셰일보다 시추비용이 높다. 유가 하락으로 캐나다 석유 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미국 셰일 업계 이상으로 큰 이유다. 캐나다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앨버타주(州)의 생산량 전망치는 4년 전에 비해 20%나 떨어졌다.BOC도 올해 자국 원유·가스 투자가 지난해보다 30%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의 에너지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6%에서 올해 1%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스티븐 폴로즈 BOC 총재는 금리인하 결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가 급락세로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면서 "이와 같은 리스크에 대처하고 금융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리인하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BOC는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율 기준 1.5%로 하향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 2.4%에서 0.9%포인트 낮춰진 것이다. 올 2·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3%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BOC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범위 1~3%를 밑도는 것이다.이번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기침체에도 캐나다 부동산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밴쿠버와 토론토의 주택 가격은 지난 2005년 이후 각각 67%, 71% 급등했다. 덩달아 캐나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16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를 감수하고 BOC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캐나다가 받고 있는 원유 쇼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BOC의 금리 결정 이후 캐나다 달러 값은 미국 달러당 1.2340로 6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캐나다 2년물,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도 일제히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의 이번 금리인하가 디플레이션 우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2일 양적완화 도입 결정을 내린다. 이에 앞서 스위스와 덴마크도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매월 금리인상 의견이 있었지만 유가하락과 물가상승률 둔화가 이를 잠재운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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