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국면에서 원화만 고평가되지 않도록 해야'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원ㆍ달러 환율과 함께 주요 경쟁국들의 통화가치를 고려한 '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 가치의 수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금융연구원, 한국국제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박 연구위원은 이날 "대부분 통화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국면에서 우리나라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지만 엔화라는 특정 통화의 상대가치보다 유럽, 중국 등 기타 경쟁국 통화가치까지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박 연구위원은 이어 "환율 안정을 위한 금리정책 활용은 외화자금의 해외환류를 유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가계부채 급증, 대외 자본유출 가능성 등으로 금융안정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 등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화를 다시 외국에 내보내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박 연구위원은 국부펀드 활용, 연기금 해외투자확대, 민간 해외투자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그는 "환율 안정을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인구구조상 공적 연기금과 민간의 노후대비 저축이 확대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수익률 제고, 위험 분산을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이 적절하게 해외에 투자되지 않으면 국내 자산 가격 버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말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3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말 1135원까지 상승한 뒤 연말에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연말에 125엔까지 상승하고 원ㆍ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엔저로 인한 우리 수출 둔화는 과거에 비해 뚜렷하지 않지만 엔화 약세 장기화 및 여타 경쟁국 통화에 대한 원화 고평가시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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