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맞춤형 러브콜'…中엔 촘촘히, 印엔 마음부터

中전역 30개 나눠 공략…폰 모델 수 줄이고 갤럭시A 주요 부스 전시印가전업계 CEO 영입…교육으로 친밀감 형성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정점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9억9900만대 가운데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32%에 달한다. 내년 중국의 점유율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1억3000만명 수준으로 보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국ㆍ인도 두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사업의 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맞춤형 마케팅에 나선다. 중국에서는 '그물망 비즈니스'로 재도약을, 인도에서는 '현지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中 공급망 관리·중저가 주력=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줄이고 공급망 관리(SCM)를 보다 촘촘히 해 타 제조사들과의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조직 개편으로 무선사업부 체질 개선에 나서는 삼성전자는 내년 중국 비즈니스 재도약을 우선 해결 과제로 삼았다. 내년 스마트폰 모델 수를 줄이고 줄인 라인업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삼성전자는 해외시장 공급망 관리 강화를 통해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13.3%로 중국 현지 제조사인 샤오미(16.2%)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샤오미를 비롯해 오포, 비보 등 중국의 이른바 2세대 스마트폰 업체들은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입소문 마케팅과 온라인 판매와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은 비용절감에 효과적이나, 넓은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총 30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권역별로 세부 특성을 달라한 마케팅에 나선다. 미들엔드 제품 브랜드 강화 역시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무기다. 이를 반영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개장한 1호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에는 이달 초 출시된 삼성의 중저가폰 브랜드 갤럭시 A3ㆍA5가 주요 부스에 전시돼 있다. 아직 삼성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폰 대비 고가로 출시되고 있으나, 메모리,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등 전체 부품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의 제공처가 수직 계열화돼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다. 이에 따라 가격 부분에서도 곧 중국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중국은 내년 스마트폰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선진국의 스마트폰 시장 포화를 곧 경험할 것이라는 분석을 받고 있으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내년까지는 성장세가 확연하다는 의미가 된다. 내년 중국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수요 기여도와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38.9%, 41.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내수시장 위축과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부실화, 로열티 소송 증가로 구조조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공급업체 수 감소를 가져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印직업훈련 등 사회공헌으로 현지화= 삼성전자는 인도법인 CSR 수장에 라지브 미스라를 선임했다. 그는 앞으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VP) 업무와 겸임해 삼성전자의 인도 사회공헌활동을 책임지게 된다. 신임 CSR 수장인 라지브 VP는 올해 8월 삼성으로 이직했다. 라지브 VP는 삼성으로 이직하기 직전 인도 록사바 TV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는 등 22년간 업계 요직에 몸담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CSR을 통한 현지화를 강화하는 데 그가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인도에서 삼성전자는 교육, 문화, 스포츠, 복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교육은 미래 세대가 삼성과 삼성 제품에 대한 친밀도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인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해마다 100곳의 학교에 노트북과 전자칠판, 프린터 등을 제공해 '스마트 스쿨'을 만들고 있다. 전기ㆍ전자 직업훈련과정인 '삼성기술학교'를 설치해 수료생들의 취업 역시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회공헌활동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서서히 물드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해가 거듭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도 시장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현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서비스르 집중 양성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열을 올렸다. '클럽삼성'에서 현지 언어가 지원되는 영화 5000여편, 음악 40만여곡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화 상영관이 변변치 않다는 현지 특성을 꼼꼼히 관찰한 노력의 일환이다. 유통ㆍ애프터서비스(AS)에도 수년간 공을 들였다. 현재 인도 내 삼성의 수리 센터는 휴대폰만 1800여개다. 인도 전체 인구 12억명 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1억3000만명으로 보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이면 스마트폰 보급률이 70%에 달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중국의 '다음 시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모두 인도를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역시 10만원대 타이젠폰 등 저가폰을 앞세워 연말 본격적인 인도시장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스며들듯이 익숙해지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교육ㆍ복지 등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중저가폰 시장에서 경쟁상대인 중국폰과의 차별점은 이 같은 부분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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