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전무'…금융규제 성장 걸림돌

알리페이 CI(사진: 알리바바그룹 제공)

핀테크 시장 급성장…글로벌 IT기업 속속 진출한국, 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 중 하나도 없어핀테크 산업 성장 막는 규제가 문제[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금융과 IT가 결합한 핀테크(Fintech)산업이 빠르게 출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핀테크시장의 비합리적인 규제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문병순ㆍ허지성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규제많은 미국이 핀테크를 선도하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IT기업들이 핀테크 영역에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공인인증서 규제, 대면 확인의무, 과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으로 핀테크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 가운데 우리기업은 단 하나도 없으며 인터넷 뱅킹이 성장했다지만 조회와 이체 서비스만 활성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를 공유해야 가능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연구위원은 "규제의 양도 문제이지만, 더 큰 장애물은 규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핀테크 시장 급성장=핀테크는 점포 중심의 전통적 금융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모바일 기반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하는 송금,결제, 자산관리, 펀딩 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적 금융서비스를 통칭한다.애플은 올해 10월 아이폰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애플페이(ApplePay) 서비스를 출시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에 탑재된 지문인식 센서를 통해 온ㆍ오프라인 상점에서 결제를 안전하고 손쉽게 만든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2015년에는 애플페이 서비스가 애플워치를 통해서도 제공될 예정이다.2004년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물품대금결제 솔루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알리페이는 타오바오의 틀에서 벗어나 2013년 기준으로 가입자 8억명에 달하는 초대형 결제, 송금, 예금 서비스업체로 성장했다. 국내 면세점과 상점들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올해부터 알리페이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핀테크는 또 결제 및 송금에서도 예전부터 사업화가 시도돼 왔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미국 이베이의 전자화폐로 시작한 페이팔과 중국 알리바바의 전자화폐인 알리페이 등으로, 2013년 거래액은 650조원(알리페이), 180조원(페이팔)에 달한다.플랫폼 업체와 인터넷 기업들의 영향력이 온라인, 모바일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확대되는 움직임이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공인인증서, 액티브(Active)X 기반 결제 시스템에 불만이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모바일 기반의 간편한 결제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사용 가능하게 되기를 바라는 의견에서부터 인터넷 주권, OS주권에 이어 금융 주권까지도 해외 업체들에게 내줄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하고 있다.

(자료-LG경제연구원)

◆핀테크 산업 성장 막는 국내 규제=국내에서는 올해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된 후에 상품구매시 공인인증서 의무화를 폐지하고, 최근 다음카카오가 국내 14개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핀테크에 기반한 글로벌 차원의 금융업 혁신 추세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보고서에서는 국내에서 핀테크가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금융 규제라고 적시했다. 금융업의 기초체력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까지 우리 시장에 진출한다면 금융업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연구위원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 결제 기업들의 진출은 이미 시간 문제"라며 "또한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은 자산관리와 투자자문 앱 등에서 경쟁력을 기르고 있는 반면, 우리기업들은 규제로 인해 경쟁력은 커녕 창업의 기회도 가질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즉, 과도한 규제로 인해 IT 인프라와 IT 제조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 가운데 우리 기업은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다.

(출처-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금융 규제들은 금융실명제법상 비대면 본인인증금지, 금융기관들의 공인증서 사용 강제 등이 대표적이다. 엄격한 금산분리, 개인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도 핀테크의 발전을 제약하는 요인들이다. 이러한 규제들의 결과 선진국에서는 자유롭게 출현하는 핀테크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문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성장한 뒤에 규제를 완화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 비용과 소비자 효용을 감안래 개선이 필요한 우선 영역을 선정하고, 이를 통한 제도 개선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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