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기 '부모 마음으로 이른둥이 만나요'

아름다운재단 '다솜이희망산타' 자원봉사

배우 이광기.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아이티 봉사활동을 갔는데 죽은 아들이 꿈에 나왔어요. 말은 안 해도 눈빛으로 '아빠, 내 친구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꿈이 아직도 생생해요."배우 이광기(사진)가 '이른둥이(미숙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산타'로 변신한다. 이씨는 2009년 당시 7살이던 아들 석규군을 신종플루로 잃은 뒤 한동안 실의에 빠져 지내다 이듬해 꿈에서 아들을 본 뒤 국내외 어린이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이씨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더 힘든 사람들이 많았다"며 "죽은 아들을 다시 만났을 때 당당해지고 싶어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그는 2012년 다시 얻은 아들이 태어날 때 고위험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는 것)으로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에 처했던 아찔한 상황을 떠올리며 "다행히 지금은 아들이 건강히 잘 자라고 있지만 그때 겪은 불안감과 초조함은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부모 마음은 다 똑같아요. 금지옥엽 배 속에 품고 있던 자녀가 이른둥이로 태어나면 '잘 자랄 수 있을까'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혹시 나아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들로 애간장이 녹는 거죠."이른둥이와의 인연은 지난해 희망산타 발대식 행사 사회자로 초빙되면서부터다. 이른둥이들이 인큐베이터 속에서 치료받고 이후 성장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과 자리에 참석한 부모들의 눈빛을 본 뒤 자원봉사자 참가를 결심했다고 한다.이씨는 "같은 부모로서 이른둥이들을 키워가야 하는 부모들의 가슴속 짐이 무거울 것 같다"며 "주변에 늘 이웃의 관심과 도움이 있다는 것을 그들이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이번에 그는 아름다운재단이 10년째 연말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른둥이 가정을 찾는 '다솜이희망산타'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이른둥이 가정을 직접 찾아 선물을 전해주는 등 성탄 파티를 열어줄 계획이다. 올해 다솜이희망산타 행사에는 이씨와 함께 자원봉사자 225명이 이른둥이 가정 45곳을 찾는다. 이른둥이 부모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예전에 느꼈던 절박함이 희망으로 변했던 경험을 전한다."이른둥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가지만 분명히 그 아이들로부터 더 큰 선물을 받고 올 겁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시민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져 세상이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했으면 합니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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