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국회 대표연설에서 한목소리로 '복지 대타협'을 강조했다. 현재의 복지수준에 대해 김 대표는 '복지병'을 거론하며 지나친 복지는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재원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복지 확대를 주장했다. 진단은 서로 달랐지만 복지수준과 재원을 논의할 사회적 대타협 필요성에는 뜻을 같이했다. 김 대표는 "복지는 혜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라면서도 "공짜 복지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수준을 높이는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 축소, 또는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김 대표는 범국민운동기구를 만들어 복지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수준과 지출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며 더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재원은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4대강 사업 등 재정낭비를 줄이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정은 어려운데 복지 요구는 갈수록 커진다는 점에서 "국회 차원의 지속 가능한 복지 재원 논의를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재정 능력을 무시하고 벌여온 복지 정책들이 줄줄이 벽에 부딛히고 있다. 시도 교육감들이 최근 내년도 어린이집 보육료 2조여원을 편성하지 않겠다며 국비 부담을 요구한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달에는 지자체장들이 기초연금의 전액 국비 지원을 요구했다. 이렇게 복지재정을 서로 떠넘기다 보면 복지의 확대는커녕 지금보다도 후퇴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복지 디폴트'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복지 문제를 공론화하자고 한 것은 의미가 크다. 복지 비용을 서로 떠넘기는 것은 근본 해법이 아니다. 재원이 부족하면 지출을 줄이는 게 순리고, 지출을 늘리려면 증세 등을 통해 재원을 늘리는 게 정도다. 여야는 기왕에 말을 꺼냈으니 시간을 끌지 말고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즉각 구성해 궁극적으로 복지수준을 어떻게 할지, 재원은 또 어떻게 조달할지를 논의하기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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