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표현 아이템 헤드커버, 김효주는 '크롱', 박인비와 매킬로이는 '세인트버나드'
'뽀로로 마니아' 김효주는 드라이버에 '크롱' 헤드커버를 씌운다.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5승 챔프' 김효주(19)의 골프백을 열면 '크롱'이 먼저 인사를 한다.초록색의 악어 캐릭터 헤드커버다. 자동차 트렁크 속에서, 또 코스를 이동할 때 골프채끼리 서로 부딪쳐 헤드와 샤프트 등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선수들은 그러나 대부분 캐릭터 상품이나 동물 등 독특한 헤드커버를 사용한다. 자신의 기호를 더해 개성을 표현하는 셈이다. 헤드커버를 보면 성격과 플레이스타일까지 알 수 있는 이유다.▲ 김효주 "뽀로로가 좋아요"= 어린이들에게는 '뽀통령'으로 대접받는 만화 캐릭터가 뽀로로다. 김효주는 더욱이 우승 기념으로 돌린 떡에도 뽀로로 그림을 새겨 넣었을 정도의 마니아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에 걸맞게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 나이를 불문하고 폭발적인 인기다.국내의 한 제조회사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뽀로로를 필드로 끌어 들였고, 김효주에게도 헤드커버를 선물했다. 크롱이 김효주의 골프백에 들어간 과정이다. 박희영(27)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클래식 우승 당시 뽀로로 헤드커버로 전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여자선수들은 보통 강아지와 고양이, 아기 돼지, 원숭이 등 애완용 동물을 선호하는 추이다. '골프여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지구촌 프로골프계를 지배하고 있는 선수들의 헤드커버가 똑같다는 점도 재미있다. 애완견 세인트버나드다. 강수연(38)은 고양이 캐릭터 헬로 키티, 이미나(33)는 웃는 돼지, 장정(34)은 원숭이다.
타이거 우즈의 호랑이(왼쪽), 로리 매킬로이의 애완견 세인트버나드 헤드커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 우즈 "나는 맹수파"= 선수와 헤드커버 이미지가 일치하는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타이거 우즈(미국)다. 이름과 같은 호랑이다. 그린베레 출신의 예비역 육군 중령인 아버지 얼 우즈가 베트남 전쟁에 출전한 친구의 이름을 따서 "호랑이처럼 필드를 호령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라"는 의미로 작명했다. 우즈에게 호랑이는 사실 트레이드마크다.예전에 우즈와 세계랭킹 1위를 다퉜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반면 '사자파'다. 190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한 스윙으로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여전히 '스윙 교과서'로 남아 있는 선수다. 존 댈리(미국)도 취향이 비슷하다. 사자의 갈기 모양을 본 딴 헤드커버로 야성적인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수많은 기행과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골프채를 집어던지는 다혈질로 유명하다. 폴라 크리머(미국)의 표범, 나탈리 걸비스(미국)의 사자 등 여자선수들의 맹수는 물론 분위기가 다르다. 크리머는 '핑크공주'라는 이미지답게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분홍색 '핑크팬더'가 오히려 귀엽다. 만화 주인공이다. 걸비스는 온화한 표정의 할아버지 사자와 동행한다.
버바 왓슨(왼쪽)과 이시카와 료의 '얼굴 복제' 헤드커버. 빅스타의 인기에 편승해 짭짤한 부수입으로 직결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 왓슨 "얼굴 복제로 돈벌이까지"= 최근에는 아예 자신의 얼굴을 복제해 캐릭터로 만드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스터스 챔프' 버바 왓슨(미국)이다. 긴 머리 모양에 즐겨 입는 멜빵바지까지 입혀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시켰다. 필드 밖에서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4인조 밴드 '골프 보이즈' 결성해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까지 나서는 등 흥행카드답다.이시카와 료(일본)와 이안 폴터(잉글랜드)의 얼굴 헤드커버가 가세해 새로운 트렌드는 짭짤한 부수입의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자신의 우상과 같은 헤드커버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시카와는 특히 수려한 외모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에 등극하는 출중한 기량으로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궈 팬클럽 회원들까지 이시카와의 얼굴 인형을 달고 다닌다. 요즈음에는 아마추어골퍼들도 드라이버 구매 시 딸려 나오는 헤드커버 대신 '나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양상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헤드와 샤프트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두툼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언 헤드커버도 같은 맥락이다. 라운드 후 헤드 커버를 벗겨 자연스럽게 건조시키는 꼼꼼한 사후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수분과 수많은 이물질이 오히려 골프채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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