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장준우 기자] '문무(김문수ㆍ김무성) 합작'이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찰떡궁합을 강조하던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개헌'을 두고 김 대표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공개 사과하고 거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계속 이 문제를 꺼내며 김 대표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이미 '개헌 반대' 입장을 밝혔고 스스로 혁신위의 논의 주제가 아니라고 말했었다. 굳이 김 위원장이 '개헌'이란 휘발성 강한 이슈를 꺼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당장 당 안팎에선 "문무 합작에 이상 기류가 생겼다", "출발선을 넘자마자 두 차기 대선주자가 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바뀌었다"는 등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특히 김 대표가 개헌 방향으로 제시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력 충돌로 국가의 긴급 중대 사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지체시켜 위기 대응 능력을 떨어뜨린다"면서 "현행 헌법은 훌륭한 헌법"이라고 주장했다. 개헌 국면에선 박근혜 대통령, 친박근혜계와 손발을 맞춘 셈이다. 김 위원장은 22일에도 외부 강연을 통해 "5년 단임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욕을 먹는 국회의원들끼리 총리, 장관 자리를 나눠 갖는다면 국민이 용납을 하겠느냐"면서 이원집정부제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나 같은 것으로 대통령보다 국회의원들이 욕을 먹는 현실에서 의원들이 뽑는 총리나 장관을 국민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김 대표와 달리 권력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라 이원집정부제의 권력형태를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고자 하는 데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김 위원장이 박 대통령과의 껄끄러웠던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을 옹호하려는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대통령과 척을 진 사람이 대권을 잡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존재감 부각'으로 봤다. 김 원장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단순히 개헌 뿐 아니라 향후 대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로 봐야 한다"면서 "현재 대권 후보군 중 중위그룹에 속해 있는 만큼 일단 주목을 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차기 대권주자라면 개헌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하고 김 대표와의 차별화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는 "김 대표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지지율도 정체된 상황이라 개헌이란 폭발력 강한 이슈로 김 대표와 차별화 된 시각을 보여 본인의 존재감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 센터장은 "박 대통령이 갖고 있는 보수 지지층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차기 대권주자들로선 이 지지층을 흡수하는 게 중요하고 김 위원장이 개헌 문제로 박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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