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펀드시장 떠난다

8월 투자자 비중 29.74%…10년만에 30% 밑돌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펀드 판매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펀드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속속 발을 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 2008년 57% 기록 이후 계속 이탈 =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34.15%에 달했던 펀드판매 잔고(공·사모 포함)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8월말 29.74%를 기록했다. 일반법인은 19.75%, 금융기관의 비중은 50.51%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펀드의 월간 단위 판매 잔고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지난 2004년 3월 말이후 10년 반만이다. 펀드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2000년대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5년 40%, 2007년 50%를 넘었다. 2008년 9월 말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57.53%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가 1900선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급속히 발을 뺐다. 펀드 유형별로는 주식형 펀드에서 80%를 넘었던 개인 비중이 지난 8월 말 73.04%까지 하락했고, 20% 내외였던 채권형 펀드에서는 7.91%까지 낮아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 동반 침체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설정액 차이도 좁혀졌다. 주식형 펀드의 개인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채권형에서는 개인 비중이 소폭 반등하는 추세다. ◆채권형 펀드, 7년만에 주식형펀드 앞지르나 = 지난 8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총 59조8367억원으로 58조9447억원 규모인 국내 채권형과의 격차가 1조원 이내로 좁혀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대형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쪼그라들었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58조9447억원으로 늘어나 주식형 펀드 설정액까지 넘볼 정도로 커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2007년 펀드 열풍 이후 처음으로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앞지르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식형 펀드의 개인투자자 외면은 최근 부진한 수익률이 한 몫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과 연초후 수익률은 각각 -1.65%, -2.65%로 부진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4.34%, 3.72%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국내 증시가 좁은 박스권에 머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열풍이 크게 사그라들었다"며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국내 연기금의 운용자산이 커지고 기관투자가의 자금유입이 늘면서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이탈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자금이 11거래일째 순유입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475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213억원이 늘어 8거래일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단기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도 1조1399억원이 증가해 5거래일째 자금이 유입됐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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