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187억 옥중기부한 사연

작년 보수 전액 SK C&C 9만주로 기부…보유한 현금 부족해 주식증여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187억원어치의 SK C&C 주식을 사회적 기업과 출소자 자활 사업 등에 증여했다. 수감생활 중 SK 계열사로부터 받은 보수를 전액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SK C&C 주식 1655만주(지분율 33.10%) 중 9만1895주를 증여, 지분이 1645만8105주(지분율 32.92%)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한 주당 처분단가는 20만3500원으로 증여된 전체 금액이 187억원가량이다. 187억원은 최 회장이 2012년 성과급과 지난해 보수 총액 중 이미 세금으로 납부된 액수를 제외하고 받은 실수령액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수감생활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등 4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총 301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는 비판을 받자 받은 연봉 전액을 사회 환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최 회장이 기부한 곳은 한국고등교육재단, 행복나눔재단, 카이스트, 극동방송 등이다. 그는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센터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기금' 100억원, 한국고등교육재단 사회적기업연구소에 사회적기업 학술연구자금 20억원, 행복나눔재단에 사회적기업 창업기금 47억원, 재소자 교정 및 출소자 자활사업에 20억원을 각각 전달했다.SK그룹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을 위해 최 회장과 SK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회적기업 분야로 기부처를 결정했다"며 "청년층의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재소자 재활활동 등은 최 회장의 관심사안"이라고 말했다.기부를 주식으로 한 이유는 보유한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최 회장의 추가 기부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식 증여는 지난해 받은 보수를 기부한 것으로 올해 최 회장은 무보수 미등기임원으로 보수를 받지 않아 추가 기부 계획은 없다"면서 "나중에 사회적 기업 지원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이번 기부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올바른 시장경제를 위한 기독인연대'는 최 회장의 301억원 사회환원 방침이 자신들의 사회공헌 재단에 기부하는 등 얄팍한 꼼수나 또 다른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대다수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반시장적 행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최 회장이 기부한 곳 중 행복나눔재단은 SK그룹 산하 재단이고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 회장의 부친이 1974년 설립했으며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SK C&C 주주명부에는 최 회장 특별관계자로 행복나눔재단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추가됐다.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행복나눔재단의 SK C&C 지분율은 0.05%, 한국고등교육재단 지분율은 0.02%로 최 회장 지분율에 비해 미미해 우호적 지분으로 활용할 정도의 양이 아니다"며 "최 회장이 좋은 일을 한 것인 만큼 좋게 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