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재계 핫라인 경제회복의 채널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경제5단체장의 오늘 아침 회동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새 경제팀 수장과 재계의 첫 만남치곤 꽤 구체적인 대화를 나눈 것 같아서다. 최 부총리는 정부와 재계의 소통을 강조하며 핫라인을 가동하겠다고 했다. 재계와 정례 간담회를 하고 실무진 차원의 소통 채널도 따로 만들겠다고 했다.  경제5단체장들도 경제 현안부터 민감한 사안까지 언급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부작용이 클 수 있으므로 폭 넓은 논의를 거쳐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내수 부진, 환율, 낮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금리정책과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펴도 좋을 시기"라고 했다. 규제개혁에 대해선 "사전 규제보다 사후 규제 위주로 바꿔 창업과 신사업 등 일을 벌이기 쉽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가 취임 일성에서 밝힌 대로 기업 성과가 일자리와 근로소득을 통해 가계 부문으로 원활히 흘러 들어가게 하려면 기업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특히 기업의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어찌 활용할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나 배당, 임금을 늘리면 세제 혜택을 주고 사내유보금을 과다하게 쌓으면 과세하는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이중 과세에 지나친 경영 간섭이며 사내유보금 중 현금성 자산 비중은 15%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늘 첫 만남에서 서로 입장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양측이 자주 만나 조기에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실무진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협의한 뒤 부총리와 재계의 간담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이 적절해 보인다.  과거에도 경제팀이 새로 출범하면 부총리와 경제단체장의 회동이 이뤄졌다. 경기가 어려우면 경제부처 장관과 30대 그룹 관계자의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면 정부는 으레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고, 기업들은 적극 동참하겠다고 화답하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곤 했다. 이번 만남이 또다시 그런 일과성 의례적 행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 최 부총리는 2기 경제팀 첫 회의에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경제팀은 그에 걸맞은 과감한 정책 구상을 밝히고, 기업은 지금까지와 다른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때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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